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으로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복지를 넘어 경제 부흥을 이끄는 공공 디벨로퍼로 재탄생한 지 7주년을 맞았다.

LH는 지금까지 분당신도시 면적의 29배에 달하는 택지개발과 125만 가구의 임대주택 건설 및 공급, 118만 가구의 분양주택을 건설하는 등 국민 주거 안정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출범 초기 부실 공기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주거복지를 넘어 국민복지’로 나아가고 있는 LH가 그동안 변한 모습과 미래 준비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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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화성 동탄2 사업지구.
# 경영위기 극복, 새로운 도약 준비

‘부채 공룡’이란 오명을 안고 있던 LH는 사업 조정과 총력 판매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3년 말 105조7천억 원까지 늘어났던 금융부채를 2014년 말 98조5천억 원, 2015년 말 89조9천 원으로 2년 동안 16조 원을 줄였다. 판매도 호조를 보여 지난해는 28조2천억 원을 공급하고 24조8천억 원을 회수해 창립 이래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17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푸어스(S&P)는 LH의 국제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AA-로 상향 조정했다. LH는 무디스, 피치에 이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인정받았다.

# 주거복지를 넘어 국민복지로

LH는 올해 들어 6월까지 119만 가구의 분양주택을 공급해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해 왔고 국민임대 44만 가구, 영구임대 15만 가구 등 장기공공임대주택의 85%에 해당하는 총 91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보유해 운영하며 주거취약계층을 지원해 왔다.

LH는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것을 넘어 임차료를 보조해 주는 주거급여사업, 임대주택 입주민이 행복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카셰어링, 교육·육아 지원 등 다양한 주거복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주거서비스뿐 아니라 헬스케어, 금융, 문화, 고용, 교육 등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국민에게 연결하는 복지 전도사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공공 디벨로퍼로서 역할…지역사회 및 민간과 상생 발전

박상우 사장은 지난 3월 25일 취임사를 통해 과거의 독점적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추진하고, 민간과의 공공사업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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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 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LH 본사 전경.
박 사장이 취임 이후 9월 현재까지 지자체, 민간, 사회단체 등과 체결한 업무협약만 28건에 달한다. 한 달에 4~5건, 매주 한두 건꼴이다. 협약 내용도 지역 개발 협력과 동반성장, 기술 교류, 사회공헌 등 다양하다.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도 2014년 2개 블록, 2015년 8개 블록, 2016년 11개 블록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한 민간자본 유치 규모도 2조3천억 원에 이른다. 지자체, 민간 등 다양한 주체와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동반 발전하겠다는 박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LH는 그동안 다양한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주민을 연계해 계획 수립과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등 공공 디벨로퍼 및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경제 활성화의 첨병…11조7천억 원 민간 발주, 2016년 12만8천 개 일자리 창출

▲ LH 박상우(오른쪽) 사장이 ‘한국·쿠웨이트 신도시개발 협력사업’ 협약식에서 쿠웨이트 Anwar 투자국장과 협약서를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LH는 ‘경제의 구원투수’로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기업 전체 발주물량의 39%,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 전체 발주물량의 33%에 해당하는 11조7천억 원 규모의 토지·주택사업을 발주해 민간기업에 새로운 일감을 제공했다. 올해는 공공기관 전체 재정집행액의 27.8%인 13조8천억 원의 재정을 집행해 12만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판교창조경제밸리와 국가산단, 지역별 특성과 잠재력을 고려한 지역 특화 산단과 노후 산단 재생 등 다양한 지역협력사업을 통해 경제성장 기반을 조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LH는 올해 8월 10일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스마트시티’가 국가 전략과제로 선정됨에 따라 국가 전략과제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K-스마트시티 추진단’을 설치하고,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등 해외 신도시 사업 참여 모델을 마련하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

# LH 경기지역본부, 지역사회 성장의 중추적 역할

▲ 김경기 LH 경기지역본부장.
LH는 본사를 비롯해 지역사회에서 직접 사업을 담당하는 12개의 지역본부와 2개의 독립사업본부로 구성돼 있다. 본사를 제외한 지역 조직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지역본부는 1천여 명의 직원이 총 31개 사업지구에서 55조 원 상당의 사업을 추진하며 LH의 핵심 본부로써 지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LH 경기지역본부는 장기간 현안사업으로 남아 있던 화성 태안3지구, 수원 고등지구의 사업 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제까지 고질적 민원사항이었던 임대아파트에 대한 하자 보수 처리 방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해 ‘유지·보수 한 번에 SSAK(싹)’을 도입했고, 장애인 등 주거약자를 위한 ‘찾아가는 House-Care’와 ‘집으로 찾아가는 마이홈 서비스’ 제도를 시행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경기 LH 경기지역본부장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다양한 사업 발굴, 장기 현안사업지구 해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복지 서비스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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