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교수.jpg
▲ 이재우 글로벌미래연구원 운영위원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과 두려움을 나타냈다. 사실 알파고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들어낸 알고리즘에 따라 동작하는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두뇌를 사용하는 초고수 바둑기사와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시리얼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컴퓨터가 승리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이런 일은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 초연결 컴퓨터망의 출현, 인공지능의 발전, 인더스트리 4.0의 출현과 사물인터넷 발달은 교육의 혁신적 변화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연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미래교육을 제대로 준비하고 실현할 준비가 돼 있을까? 우리나라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중진국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부합하는 미래교육의 방향 설정과 발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 인더스트리 4.0과 초연결 사회

ICT,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딩 기술 등의 발달은 전 세계적으로 인더스트리 4.0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고 있지만, 필자는 단순히 인더스트리 4.0을 인간-인간, 인간-사물, 사물-사물이 총체적으로 연결된 산업과 사회라고 정의하겠다. 우리 사회는 부분적으로 이러한 연결을 일부 실현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의 도움으로 20세기보다 혁신적으로 발전했다. 반면 사물-사물 사이의 연결은 자동화 공장 등에서 부분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미래사회는 인간-사물, 사물-사물의 연결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회일 것이다. 인간-사물, 사물-사물 사이의 연결은 현재의 연결사회와는 전혀 다른 초연결 사회를 열 것이다. 이러한 초연결 사회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자율 주행 드론을 타고 직장으로 출근한 다음 퇴근할 때는 다른 공유 드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사회에서 현재와 같은 교육은 과연 적합한 것일까?  

# 미래교육의 방향

필자는 인더스트리 4.0과 초연결 시대에 걸맞은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다음 4가지 미래교육을 제시한다. 첫째, 인터넷, SNS 등 초연결 네트워크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식을 스스로 습득하고 그 지식의 맞고 틀림을 스스로 판별할 수 있는 ‘능동적 지식 판별교육’을 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지식 전달 교육은 필요하지만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고 판별하는 교육은 미래사회의 대세가 될 것이다. 특히 인터넷 등에 올라와 있는 많은 정보와 지식의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없으면 틀린 지식을 가진 사람만 늘어날 것이다. 둘째,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고 다른 지식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다양성 교육’을 해야 한다. 사회와 지식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그 지식들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는 습득한 지식을 직접 현실의 사물, 장치, 기계 또는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는 ‘지식 구현 교육’이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다. 머릿속에 머물고 있는 지식을 사회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구현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지식을 습득했더라도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넷째는 사회공동체 및 초연결 가상 사회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유와 공동체 존중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개념은 앞으로 초중고대학의 공교육 시스템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현재도 초보적인 단계로 지식 공유가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MOOC, edx 등에서 우리는 양질의 교육 내용을 볼 수 있다. 미래사회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일상적인 사회적 교육이 널리 퍼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초연결 사회에서 우리나라 미래 교육의 방향을 잘 설정하지 못한다면 중진국의 덫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미래교육에 대한 성찰과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