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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가 현덕면 평택호에 위치한 한국소리터 야외공연장 내에 설치하고 있는 대형 ‘천장가림막’ 구조물 모습. 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평택시가 평택호의 랜드마크인 한국소리터 야외공연장에 대형 ‘천장 가림막’ 시설을 설치한 것을 놓고 시의회와 일부 예술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1일 시의회와 지역 예술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13억 원을 들여 현덕면 권관리 소재 한국소리터 야외공연장 부지면적 1천348㎡에 천장 가림막 구조물 2천206㎡를 이달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천장 가림막 구조물은 높이가 최대 17.5m, 최저 4.5m의 흰색으로 비행접시 형상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의원들과 예술인들은 이 공사가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정영아 시의원은 "한국소리터(3층 규모 예술관과 야외공연장)는 공모를 통해 건설돼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평택호뿐만 아니라 평택의 랜드마크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갑자기 야외공연장에 가림막 구조물을 설치하는 바람에 작품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맑은 하늘과 평택호를 내려보면서 야외공연장에서 평택농악 등 각종 공연을 관람했는데, 이제는 하늘을 막아 놓아 낭만이 없어졌고, 서커스 공연하기에는 안성맞춤으로 지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김기성 부의장도 "평택호 언덕에 위치해 평택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공연장에 거대한 가림막 구조물이 설치돼 주변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으며, 공사 현장에서는 멀쩡한 대리석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또다시 대리석을 깔아놓는 등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택 지역 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시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소리터의 야외공연장에 예술인들의 전체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천막으로 하늘을 가린 것은 잘못됐다"며 "꼭 하늘을 가린 야외공연장이 필요하다면 평택호가 아닌 다른 곳의 야외공연장에 설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비가 오거나 한여름 찜통더위 등 전천후 공연을 위해 천장 가림막을 설치하게 됐다"며 "공사를 마무리한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리터 관람객은 2012년 5만7천238명에서 2013년 4만2천911명, 2014년 4만5천667명, 2015년 3만8천739명, 2016년 8월 말 현재 3만199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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