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사회와 디자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김나운 전임강사가 결과물을 자료집으로 만들기 위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 지역사회와 디자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김나운 전임강사가 결과물을 자료집으로 만들기 위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즐겁게 수업하고 모교가 있는 지역에 애정을 갖게 되니 꿩 먹고 알 먹고 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남구에 도시디자인 제안서도 제출하니 일석삼조네요."

인하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에는 특별한 수업이 있다. ‘지역사회와 디자인 1·2’ 과목으로 3학년 학생들이 1년에 걸쳐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딱딱한 기성세대보다 훨씬 ‘말랑말랑’한 사고가 가능한 학생들이 모여 인천 지역의 도시를 디자인하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결과물(제안서)’을 만들어 낸다.

올해 수업 주제는 ‘인하대와 남구’였다. 학생들이 이뤄 낸 성과는 놀라웠다. 지난달에는 인하대역에서 이들이 만든 도시디자인에 대한 전시회가 열려 시민들과 생각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인천시 남구 의외路(로)’라는 큰 제목 아래 남구 전체의 ‘도시재생 맵’을 제작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수봉놀이동산’팀과 ‘용일자유시장’팀은 공원과 전통시장을 다시 꾸며 시민들이 남구를 찾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터너프 프로젝트’팀은 외국인 등이 한국 생활을 통해 터득한 생활방식을 ‘멘토’가 돼 알려 줘 정보 공유의 장이 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용현동이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과 유학생이 많이 산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틈이 있다’팀은 ‘맞남구’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SNS에 계정까지 개설해 남구의 공간, 시간, 틈 속에서 즐기고 경험한 것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998 리턴즈’팀은 토지금고시장과 주변을 중심으로 스탬프투어를 제안해 호평을 받았다. ‘소광’팀은 인천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인천의 빛났던 날들을 자신들의 시점에서 구현해 전시회에서 인기를 끌었다.

‘별빛수호대’팀은 인하 원룸촌 안전지도를 만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히트’를 쳤다. ‘용식이 먹여 살리기’팀은 인하대·인하공전 학생들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후문가 식당들을 소개하는 게임을 만들었다. 인하대역이 들어선 것을 계기로 꼬마 열차부터 수인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탐구·발표한 ‘수인선 원정대’, 문학산 일대를 소개하는 ‘문하악’ 잡지를 만든 팀도 있다.

이들의 결과물에 남구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중으로 남구청에서 다시 한 번 전시회를 연다. 학생들은 여기서 자신들이 만든 도시디자인을 제안서로 제출할 계획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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