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중의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로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면서, 3일 박대통령의 ‘즉각 퇴진’ 을 촉구하는 6차 촛불민심이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26개 지역에서 횃불처럼 타올랐다.

 특히 이날은 행진 참가자들이 소리를 지르면 청와대 본관에서 충분히 들릴 수 있도록,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100m까지 에워싸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촛불 참가자들은 동쪽으로 청와대 춘추관 방면 진입로인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하문로16길 21, 서쪽은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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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인근에서 시민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포위행진을 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낮 시간대 집회·행진을 청와대 동·남·서쪽 100여m까지 허용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오후 4시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했으며, 이어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를 열고 1시간 가량 시국발언과 공연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대연합’ 소속 회원 3만 명과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보수단체도 각각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대통령 하야 요구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는 2만여 참가자들이 새누리당 또한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며 해체를 요구했다.

 이렇듯 촛불민심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정조준하면서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서 ‘촛불행렬’ 과 보조를 같이했다.

 우선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은 광화문 광장토론회, 민주당 집회 등에서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 금난로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전에서,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대구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각각 참여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날 재 점화된 ‘촛불분노’를 어떠한 방식으로 향후 정국에 투영시키냐를 놓고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탄핵안 처리 불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야3당은 ‘촛불 역풍’을 우려해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퇴진 입장을 밝혀도 즉각 퇴진이 아닌 한 ‘탄핵열차’는 계속 가동하겠다는 강경모드를 재차 확인했다.

 여기에 새누리 당은 외연상 ‘질서 있는 조기퇴진’을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속내는 답답하다. 우선 야권이 대통령 임기단축을 놓고 협상을 하지않겠다고 강경하게 공언한데다, 비박계가 분열해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에 몰아칠 민심의 쓰나미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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