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은 화려하지도 않고 건조할 정도로 정적인 소설입니다. 그런 작품을 대상으로 뽑아 주셔서 감사드려요. 한 가지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을 꼽는다면 바로 진정성입니다."

제27회 인천시민문예대전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선희(46)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그의 진정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심사위원인 김진초·강인봉 소설가는 이런 평을 남겼다.

"따뜻한 소설이다. 우선 문장마다 은근히 사람 사는 인정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기 좋았다. 이 정도의 글을 쓰기까지, 이 정도의 성실한 삶을 살기까지 고생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심사를 할 때마다 매번 하는 말이지만 문학의 최고 가치는 어떤 사물에게 나를 바쳐 제2의 생명을 부여하는 일이다. (중략) 좋은 글은 언제나,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 누구에게나 공통된 깊은 진리를 내포한다."

대상을 받은 김선희의 「별꽃아재비를 위한 노래」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재가를 하는 바람에 동생과 함께 외가에서 어렵게 성장하게 된 한 여인과 그녀를 돌봐준 이모의 애잔한 삶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사실 문예전에 엄청 많이 응모해 떨어졌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 없이 편하게 글을 써 볼 참이에요."

대상 수상으로 인천문인협회 정회원 입회 자격이 주어지며, 작가라는 호칭을 이름 앞에 붙일 수 있다는 점에 감격스러워했다. 또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소설을 쓸 때면 정말 행복해요. 이게 제가 펜을 놓을 수 없는 이유랍니다. 유년 시절 불우했던 형편으로 받았던 상처 치유나 경제적으로 힘든 때 버텼던 힘이 여기에 있었던 것 같아요."

김 작가는 인천 박문여고를 졸업해 서울에서 살다 5년 전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중학교 학생들의 논술을 가르치는 일을 현재까지 하면서도 펜을 놓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남에게 보이려고 최선을 다하는 대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보답이 돌아온다고요. 또 소설 등 글을 쓰다 보면 자기를 돌아보며 인간을 이해하게 돼 팍팍한 세상이나 약자에 대한 연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결국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좋은 글을 써 보자고요."

※제27회 인천시민문예대전 시상식 및 인천문인협회 송년회:12월 9일 오후 5시 30분 인천하버파크 호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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