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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완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종양의 증상은 크기·위치·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나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뇌종양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발암물질, 방사선, 바이러스, 뇌 손상, 후천성 면역결핍증, 유전성, 음주, 흡연 등이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몰라서 더 무서운 뇌종양의 정체를 짚어 봅니다.

# 뇌종양 환자의 70% 두통 호소

일반적인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과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긴장성 두통 등이 주로 오후에 발생하는 데 비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장시간 누워 있는 새벽에 심해지는 특징이 있고, 자고 일어나도 계속 머리가 아픕니다. 또한 오심(가슴속이 불쾌하고 울렁거리며 구역질이 나면서도 토하지 못하고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두통이 나타날 때에는 뇌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뇌종양과 뇌암은 같다? 답은 No

뇌종양은 두개골 내에 생기는 종양을 말하며, 종양의 악성도에 따라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구분합니다. 양성 종양에는 뇌수막종·뇌신경초종·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 종양으로는 악성 신경교종·전이성 뇌종양·림프종 등이 있습니다. 양성 종양은 상태에 따라 수술 없이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으며, 악성 종양은 빨리 자라는 특성이 있어 수술 후에도 방사선 및 항암치료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뇌암’이라 부르는 것은 악성 뇌종양을 칭하며, 양성 종양의 경우 ‘뇌혹’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뇌종양이 모두 암은 아니며, 뇌종양의 원인은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 다른 장기의 암 때문에 뇌종양이 생길 수 있다? 답은 YES

우리 몸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혈액을 타고 뇌로 침투 또는 전이해 종양세포를 형성한 경우를 ‘전이성 뇌종양’이라고 합니다. 두개강 내(머리뼈 안)에 발생한 ‘원발성 뇌종양’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지만, 전신에서 발생한 암의 합병증으로 뇌종양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전이성 뇌종양의 원인 암으로는 폐암이 50%로 가장 흔하며 그 다음으로 유방암, 신장암, 소화기 계통의 암과 융모상피암 등이 있습니다. 암 병력 없이 뇌에 병변이 발생되는 경우에도 약 15%는 전이성 뇌종양으로 진단된다고 하니 뇌종양을 발견하면 다른 장기의 암에서 전이됐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 뇌종양 때문에 실명할 수 있다? 답은 YES

뇌종양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 중 시력 및 시야 이상이 있습니다. 뇌하수체 종양이 커져서 시신경 교차부를 압박하면 바깥쪽이 안 보이는 시야장애가 나타나고, 더 진행하면 시력이 약화됩니다. 초기에 시야장애만 있는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이를 느끼지 못하고 방치해 시력이 약화된 후에나 안과를 거쳐 신경외과에 내원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청력 장애, 음성 변화, 만성 두통 등도 소홀히 여기면 위험합니다. 뇌종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뇌종양은 종양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킵니다. 뇌신경에 종양이 있으면 후각 장애, 시력 장애, 이명, 어지럼증, 안면 마비, 연하 장애, 음성 변화가 있습니다. 소뇌와 뇌간(뇌와 척수를 이어주는 줄기, 뇌의 한가운데 위치)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 장애가 나타납니다. 종양 때문에 머리뼈를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의 압력이 높아지면 현기증과 두통, 구토가 지속됩니다.

# 뇌종양은 불치병이다? 답은 NO

흔히 뇌종양을 불치병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종양의 종류·위치·크기에 따라 그 결과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양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수술이나 정위적 방사선 수술을 통해 완치되며, 일부의 경우에서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악성 뇌종양의 경우에서는 일반적으로 조직학적 확진을 위해 수술을 시행한 후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일부의 경우에서는 항암치료를 시행합니다. 악성 뇌종양은 그 종류가 다양해서 예후를 일반화할 수 없으나 현재 배아세포종·림프종·수모세포종 등의 경우 완치율이 많이 높아졌으며 그 외의 종양도 그 결과가 나아지고 있습니다.

# 뇌종양 수술은 고난도 수술

뇌항법 장치·뇌영상 보조장치 같은 첨단 기기를 이용해 정확히 뇌종양을 찾아 뇌신경과 혈관 손상 없이 제거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자 콧속에 내시경을 넣어 뇌의 바깥쪽에서 종양 부위로 접근해 뇌 손상 없이 종양을 제거합니다. 또 눈썹 주름선을 따라 2~3㎝만 절제해 내시경을 넣어 뇌종양을 떼어낼 수도 있습니다.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이러한 미세침습수술은 흉터 또한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윤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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