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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영 안양시의회 의장
최근 수원FC가 종합운동장 내 위치한 선수단 숙소 리모델링을 통해 새 도약을 꿈꾼다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기존 숙소의 효율성과 다양한 시설을 벤치마킹했던 터라 현재 우리 안양의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2012년 중단된 체육회관 건립이 아쉬운 대목이다.

 안양지역 체육인들의 숙원이었던 체육회관 건립은 안양종합운동장 수영장 내 부지에 총면적 6천929㎡ 규모로 지하 2층 주차장 35대, 지하 1층은 헬스장과 식당, 지상 1층 사무실, 지상 2·3층은 시 소속 직장운동부 선수들 합숙소로 활용하기로 하고 2006년 타당성 조사용역 완료, 2007년 경기도의 투융자 심사 통과, 2009년 체육회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그해 도시계획시설 결정(변경)을 고시하고 건립에 필요한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지었으나 2012년 10월 중단됐다. 선수용 숙소는 국·도비 지원이 어려워 전액 시비로는 당시 128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FC안양 선수들은 전용 숙소 없이 3군데로 임차료를 내며 각각 흩어져 있어 효율적인 운동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며 육상, 롤러 등 직장운동부 숙소 또한 마찬가지이다. 또 체육단체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시청 별관과 종합운동장 및 실내체육관, 호계체육관, 석수체육공원 등으로 떨어져 있어 관련 단체들이 한곳에 모여 안양의 체육 발전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3월 분리 운영에 따른 비효율을 개선하고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기존의 안양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해 소프트웨어 기틀은 마련했으나 아직 하드웨어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가용토지 제로인 안양에서 부지를 마련해두고도 설계용역비로 4억4천500만 원이 이미 지출된 사업이라면, 중단 4년이 돼 가는 이 시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타당성이 낮더라도 체육회관의 비영리적 성격 및 지역체육진흥 등 공익 목적을 고려해 사업을 재추진하길 제안한다. 추진 방안은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국·도비가 지원돼 다양한 체육시설과 사무실 및 숙소를 갖춘 체육회관을 건립해 종합운동장 내 상주해 있는 체육 단체들을 이전시키고 상층부는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종합운동장은 지은 지 30년이 넘어 그 면적과 가치에 비해 활용도가 너무 낮다. 기존 실내 체육시설이 많아 국·도비 지원이 불가하다면, 도에서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안양의 자부심에 맞도록 자체 재원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

 시는 올해 옛 안양경찰서 매각대금 409억 원 중 일부를 시작으로 장기적이고 세심한 세입 마련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체육 수요가 높아지고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예산타령만 하는 건 안양체육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방안이 모두 여의치 않다면 규모를 시 재정에 맞도록 축소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종합운동장 내 부지이므로 기존 부대시설을 사용하면서 숙소와 체육단체 사무실을 콤팩트하고 활용도 높게 만든다면 이 또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겠다.

 내년 7월에는 ‘2017 세계태권도 한마당’ 대회가 안양에서 열린다. 대회가 구심점을 갖고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의 유기적 협업이 필요하며, 체육회관은 이런 때 중요한 필요조건이 될 것이다. 내년 대회에 적용하기에는 이미 늦었지만, 안양은 각종 체육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덕분에 앞으로 이런 국제대회 유치가 많아질 것이고 체육회관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론은 효율적이고 체계적 운동을 위한 선수단 숙소와 안양시 체육이 시너지를 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체육단체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줘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방안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에서, 안양시 체육의 미래를 위해 체육회관 건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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