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여기저기 신경써야 할 곳이 많아 바쁘겠지만 그래도 꼭 빼 먹지 말고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혼전 예비접종’이다. 특히 추운 계절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독감 예방접종을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병으로 건강한 성인이라도 한 번 걸리면 며칠은 자리 보전을 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 이 때문에 예비부부에게 독감 예방접종은 필수라 할 수 있고, 항체 형성에 2~4주가량 걸리기 때문에 미리 맞아 둬야 한다. 이 밖에도 예비부부의 경우 독감 예방접종만큼 중요한 접종이 있다. 예비부부가 결혼 전에 꼭 맞아야 할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자.

# 임신 전 접종 필수! ‘풍진, 자궁경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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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시지부 내과전문의
풍진은 감기처럼 공기 중으로 전파돼 전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하기 쉽지 않아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 임신부가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태아의 85%가 선천성 기형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는 풍진 접종이 불가하기 때문에 임신 전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 풍진 접종은 임신 전 1개월까지 1회 접종만 하면 되므로 비교적 간단하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 다음으로 젊은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암으로, 최근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 100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발생 원인은 성관계 시 전파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영향이 크며, 이는 콘돔으로도 예방이 어려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자궁경부암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HPV(16형, 18형)를 차단해 예방 효과가 크다. 성 경험이 있거나 출산 이후의 여성, 중년 여성에게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접종을 권장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올해 6월 미국 질병통제센터(WHO)가 안전성을 재확인한 결과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고 안전하다고 발표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없다. 자궁경부암 예방의 높은 효과를 고려할 때 입증되지 않은 이상 반응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6개월간 총 3회 접종해야 한다.

# 배우자와 아이를 위한 ‘A형 간염, B형 간염, 파상풍, 백일해’ 접종

A형 간염은 오염된 음식(샐러드, 과일 등)이나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임신 중 A형 간염에 걸리면 산모의 간 손상과 조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B형 간염은 부부생활(성관계)을 통해 배우자에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예비부부 모두가 맞아야 한다. 임신 여성이 B형 간염 보유자인 경우 태아에게 수직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신생아의 대부분이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된다. 이에 따라 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는 출산 전 반드시 백신과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해 신생아가 B형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B형 간염 백신은 6개월간 총 3회 접종을 해야 하며 임신 중에도 접종할 수 있다.

파상풍은 오염된 상처, 수술, 화상, 중이염, 치주(잇몸)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면역이 없는 엄마에게서 출생한 신생아 또한 면역이 없어 파상풍에 걸리기 쉽다. 성인의 경우 매 10년마다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며, 엄마가 미리 접종해 두면 아기까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백일해는 최근 급증하는 급성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로 발생되는 분비물로 인해 전염된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백일해의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로 나타나지만 영아는 백일해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균을 옮기는 매개체인 부모의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며, 아기가 태어나기 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뽀뽀만 해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와 같이 생활하는 부모, 조부모, 돌보미 등도 함께 접종할 것을 권한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시지부 최은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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