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서 가장아름다운공장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기업 중 하나인 ‘인페쏘’ 건물 외관.
인천의 노후 산업단지가 변신을 꾀한다. ‘근로자가 일하고 싶은 일터로’의 변신이다. 인천시가 지역 내 노후 산단을 사람 중심의 산단으로 만들기로 했다. ‘Let 美 공장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공공 중심·기업 중심·근로자 중심의 세 가지 산단 정책 개선을 목표로 추진된다. 노후 환경 개선과 일하기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산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찾는 일터를 조성해 지역 내 산단이 지역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시는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노후 산단 국민디자인단을 구성해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개발했다. ▶공공 중심의 산업단지형 디자인특화거리 조성 ▶기업 중심의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근로자 중심의 산업단지형 찾아가는 보육서비스 등이다.

# ‘쉼터로 담장으로’… 노후 산단에 디자인 특화거리를 만들다

인천의 노후 산단을 방문했을 때 가장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불법 주차다. 통행과 보행의 어려움, 그리고 안전문제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담장과 쓰레기가 쌓여 있는 거리 구석구석은 마치 슬럼가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산단 디자인 특화거리 조성 정책이 나왔다. 노후 산단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자 개발된 정책이다. 보통 디자인 거리라고 하면 독특한 설치물과 알록달록한 그림이 있는 거리를 떠올리지만 산단형 디자인 특화거리는 산단을 찾고 이용하는 사

▲ 디자인 특화거리
람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거리를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주안산단 내 뷰티 클러스터 일원 410m를 시범 조성지로 삼았다. 거리에 인접한 9개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산단 개선 의미를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초기에 기업들은 보여 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점차 생각을 바꿨다. 직접 낡은 담장을 부수고 교체했고, 잦은 미팅에도 흔쾌히 참여해 공동디자인을 추진하고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찾기 어렵고, 휴식하기 어렵고, 불법 주차로 통행이 어렵고, 위험하고 보행이 어렵던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더 쉽게 산업단지를 찾을 수 있고, 어디에서든지 편하게 쉴 수 있고,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해 보다 넓고 빠르게 통행할 수 있고, 안전하고 기분 좋게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시는 산단 디자인 특화거리를 인천 전 지역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디딤길’이라는 인천만의 콘셉트, 즉 ‘휴식을 통해 한 발 더 내딛도록 도와주는 충전거리’라는 모델을 만들어 상표출원을 끝냈다.

# 스스로 변한 기업에 상 준다…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

지역 산단 외부의 노후 문제는 ‘디딤길’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기업 내부의 노후화는 지자체가 강제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문제려니 치부하며 방치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시는 기업 스스로 노후화된 환경과 시스템을 개선하는 환경을 마련했다.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는 자체적으로 아름다운 개선을 추진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다.

▲ 인천시가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첫 수상 기업은 동아알루미늄㈜, ㈜인페쏘, ㈜아이케이 등 3개 공장이다. 아름다운 공장으로 선정된 3개 사는 업종도 위치도 다르지만 내·외부를 아름답게 정비하고 근로자 편의 증진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해 경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는 앞으로도 기업 스스로 아름다운 공장으로 개선 노력을 시도한 공장을 매년 선발해 인증 현판과 함께 인천시 중소기업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 수출 마케팅, 해외 기술교류단 사업 신청 시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육성자금 금리 0.5% 우대 지원, 아이디어 우수 제품 전시·판매장 우선 입점 등의 혜택과 중소기업 기술교류단, 시장개척단, 국내외 전시회 단체 참가 지원, 해외 전시회 개별 참가 지원,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규격인증 획득 지원 등에 가점을 부여하는 대대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 지역 산단의 미래를 건설하다… 산단형 보육서비스

▲ 인천시에서 제공하는 산업단지형 찾아가는 육아지원 어플 ‘슝슝이’. <사진=인천시 제공>
시는 젊은 직원들이 일하기 편하고 찾고 싶은 산단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는 보육서비스를 개발했다. 산단 내 시설의 노후화뿐만 아니라 근로자 또한 고령화되고 있어 산단이 활력을 잃어 점점 도태되는 주범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단이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젊은 직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만들었다. 아이와 함께 출근 후 아이를 데리고 직장 근처 어린이집에 맡기면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와 따뜻한 간식 제공은 물론 공원, 미술관, 연극 등 방과 후 활동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직원들은 안심하고 일할 수 있고, 퇴근 후 잠시라도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적용을 거쳤고 현재 운영을 검토 중에 있다.

# 산단의 아름다운 변화, 이제 시작

▲ 디자인 특화거리 ‘디딤길’을 안내하는 안내판
시의 노후 산단 개선 정책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디딤길 모델을 정비해 주변 지역으로 확대 조성하고 국비 유치를 통해 정례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는 지속적으로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인천을 대표하는 산업시설 코스로 개발해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용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만든 값진 정책들이 올해 행정자치부의 국민디자인 과제 공모에서 특화 과제로 선정되고 행자부 주관 정부 3.0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사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인천 지역 전체 산단을 근로자가 웃고 일하고 싶은 일터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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