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내년 시즌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SK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사령탑을 지낸 트레이 힐만(53)감독을 영입해 ‘왕조’ 재건에 도전한다. 힐만 신임 감독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성적 향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그 일환으로 "무엇보다 강력한 선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에이스 좌완 투수 김광현(28)의 SK 잔류 여부가 큰 관심사였다. SK는 4년 총 85억 원에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돼 2017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리게 됐다.

김광현은 국내 최정상급 좌완 투수로, 프로에 입문한 2007년과 부상에 시달린 2011, 2012년을 제외하면 매년 10승 이상을 챙겼다. SK의 전력 손실은 막대하다.

일단 SK는 두 외국인 투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연봉 85만 달러(약 9억6천만 원)에 재계약한 메릴 켈리(28·미국)는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믿고 쓰는’ 오른손 투수다. 켈리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9승8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52개(리그 2위)의 성적을 거뒀다. 타선 도움만 받았더라면 충분히 지난해(11승)에 이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선발 투수의 최고 미덕인 ‘이닝 소화력’이 뛰어나다. 올해 KBO리그에서 200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틴 투수는 켈리(200⅓)와 헥터 노에시(206⅔), 양현종(200⅓·이상 KIA)밖에 없다.

켈리와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룰 선수는 연봉 60만 달러(약 7억 원)에 영입한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30·캐나다)다. 김광현의 전력 이탈로 특히 주목받는 선수다. 다이아몬드는 191㎝의 장신을 활용한 각도 큰 직구와 다양한 구종을 수준급으로 구사하고 제구력과 경기 운용 능력이 뛰어나다고 SK는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59경기 출장, 19승27패, 161탈삼진, 평균자책점 4.50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94경기에 나와 65승68패, 752탈삼진, 평균자책점 4.12를 거뒀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이아몬드를 최종 낙점했다.

올해 SK는 켈리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투수 덕을 전혀 보지 못했다. 부진에 시달린 크리스 세든(33·미국)을 방출하고 브라울리오 라라(28·도미니카공화국)를 시즌 도중 데려왔지만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이아몬드가 김광현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지가 내년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윤희상(31), 박종훈(25), 문승원(27)도 켈리와 다이아몬드에 이어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아직은 모른다. 힐만 감독과 데이브 존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기량을 본격적으로 저울질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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