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5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크리스마스'라는 뜻은 `그리스도 예배'다. 초기 신도들의 관심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사건을 선교하는데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성육신(탄생)한 날짜의 문제는 공상적이었으며 복음서에는 탄생한 날짜의 기록이 없다. 콘스탄티누스대제는 정치적인 판단에서 그리스도교도의 예배일인 주일을 미트라교의 태양숭배일과 결합시켜 주 1회의 휴일을 정하고 관리들의 휴일로 삼았다. 그리스도는 의(義)의 태양으로 예언돼 있다. 그리고 모닥불과 양초를 같이 켜고 제례적인 경기를 개최하는 게르만의 동지축제나 로마의 농경신 축제 형식의 일부가 그리스도 교도에게 받아들여져 오늘날에도 양초를 전통적으로 소중하게 여긴다. 그것은 빛(하나님의 아들)이 어둠(세계)속에서 제 몸을 태워 빛을 발하고 사라지는 것처럼 과거 그리스도의 한번 뿐인 생애를 해마다 정서적으로 이해하는 훈련에 도움이 된다. 8세기 이후 성탄절 전 4주간을 대림절이라고 하며 한해의 시작인데 메시아의 탄생을 스스로가 체험한 것처럼 느끼고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 이 기간은 즐거운 일을 삼가며 생활한다. 매년 12월 중순이면 성당, 교회 등의 관계자는 물론 신도들은 성탄절 행사준비가 한창이다. 그러나 14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관내 성당 3곳의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상에 누군가가 락카와 매직 등으로 낙서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초순에는 모 사찰 대웅전 불전함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남자가 감시카메라에 의해 경찰에 붙잡혔다. 종교는 초월적 절대자 또는 신성시하는 대상을 경외하는 신념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신앙·기원·예배의 행위로서 구제·축복·해탈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현상의 하나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이 같은 수모를 겪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피해를 입은 성당에서는 자체경비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CCTV를 설치한다고 한다. 요즘같이 어려운 형편속에서 마음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교회나 성당, 사찰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종교시설에서 자체경비를 위해 감시카메라 등을 설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씁쓸함을 금치 못하겠다.(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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