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도시공사가 월산5지구(생태주거단지) 조성사업의 시행권을 민간 건설사로 변경,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으로 미분양률이 상승하고 분양시장 경착륙 우려 등 위험신호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점을 감안, 합리적 판단이 시민의 부(富)를 지켰다는 평가다.

18일 남양주시와 남양주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진행한 월산5지구 재타당성 검토에서 수익률이 4.4%로 나타나 개발사업의 위험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올 3월과 5월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화도 지역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SPC 방식 등 사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데 중의가 모였다.

실제 화도 지역 미분양률은 올 10월 기준 A아파트 91.5%, B아파트 99.2%, C아파트 28.7% 등 총분양물량 4천745가구 중 1천216가구(25.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발생한 공기업의 사례도 많아 그동안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업시행자 변경’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결국 월산5지구 시행권은 참여 의향 없음을 통보한 공공사업시행자(LH, 경기도시공사)가 아닌 월산지구 전체 토지의 75%를 소유한 B주택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협약에 따른 정산금은 도시공사가 지금까지 투자한 비용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행 시 도시공사의 입지가 흔들렸을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을 이용해 오히려 엄청난 투자이익을 올린 셈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을 거론할 순 없지만 시민의 재산인 만큼 협상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정산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공사는 2009년부터 화도읍 월산리 산 65번지 일원 4만663㎡에 1천309억 원을 투입해 585가구 규모의 월산생태주거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해 왔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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