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니까, 인천이어서 가능하다."

인천시 김순호(56)경제산업국장은 내년 누구보다 바쁘게 뛸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시 경제사령탑에 앉은 지 이제 100일을 조금 넘긴 김 국장의 책상에는 시 산하기관과 각종 경제단체에서 올라온 보고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보고서의 내용을 일일이 요약해 옮겨 적은 메모지를 꺼내 보이며 내년 경제전망을 설명하는 김 국장은 모두가 걱정하는 내년 경제를 어둡게 보지만은 않았다. 불확실한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 악재가 산재하지만 지역만을 놓고 볼 때 그렇게 경제를 비관적으로 볼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전국적인 수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인천은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0% 가까이 성장세를 보였다. 고용률 역시 62.7%로 전국 7대 광역시 중 1위다. 수치상으로 내년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 비관할 이유가 없다."

김 국장은 이처럼 각종 경제 수치를 열거하며 인천은 지정학적으로나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또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나름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동안 시가 공들여 추진해 온 8대 전략사업 가운데 첨단자동차와 바이오, 뷰티 등 선도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하던 청라로봇랜드 조성사업도 이달 말 특수목적법인(SPC)과의 위수탁 협약을 연장하고 내년부터는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또 인천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안정적인 대중국 수출 네트워크도 구축할 방침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경색된 중국과의 관계에서 민간 위주의 마케팅을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미 시 차원의 경영안정자금 8천억 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자금 2천억 원 등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 밖에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홀로서기 창업자금’과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희망키움 융자지원금’으로 각각 600억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김 국장은 요즘 같으면 하루 24시간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했다.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저지선이 무너질까 봐 수시로 강화도 양계농가의 방역 실태를 점검한다. 또 새해 경제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지역 내 경제기관과 단체를 수시로 만나야 한다.

"(제가)할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경제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공직에서 40여 년 잔뼈가 굵은 김 국장만의 자산감이다. 도시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인천경제청 신성장산업유치과장과 시 안전총괄과장 등 주요 부서장을 역임했다.

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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