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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방학이 다가오면 학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진다. 특히 진보교육감이 학교 교육과정을 틀어쥐면서 더욱 그렇다. 학생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로서 한 번도 학생들 학력이나 교수-학습에 대한 언급 없이 모두가 함께 공부하지 않는 행복한 학교를 외치며 올바른 생활지도를 가로막으면서 인성교육을 주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방학이 다가오면서 아파트 단지 주변에는 현수막과 함께 시도 때도 없이 엘리베이터나 현관 등에 붙여지는 전단지에는 학습 프로그램을 담은 포스터가 붙는다. 방학대목을 맞은 학원들은 ‘4주 완성’, ‘총정리’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귀에 솔깃한 문구를 눈에 잘 띄게 내걸고 특강반이나 1:1 과외 학생 모집에 나서고 있다. 마음 약한 학부모가 학원 플래카드나 전단지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것이다. 오가며 만나는 학부모와 대화를 하다 보면 실제로 자녀에게 쓰는 사교육비가 학기 중보다 방학에 더 들어가고 더욱이 학원 선택에 고민이라고 한다. ‘학원 안 보내면 되지’, ‘방학 때라도 쉬게 하지’하면 쉽게 끝나고 홀가분할 것 같은데, 실제로 이제 그렇게 마음 편한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 그동안 과외와 학원 교육에 의지했던 부모는 방학 중 학교에 가지 않아 빈둥거릴 자녀 걱정에 더 가습이 답답하고 걱정이 앞선다. 옆집 아이는 다니는 데, 그리고 아는 집 아이는 해외에 어학연수를 갔는데 하면서, 집에서 학습할 수 있는 숙제를 학교에서 내주는 방학과제도 없이 빈둥거릴 자녀를 생각하면 학부모는 속이 뒤집히고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학교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완전히 손 놓다 보니 학원들은 이 틈을 노린다. 지금도 방학에 맞춰서 학원별로 맞춤형 특별반인 심화반, ○○특별반 등 다양한 이름들로 특강을 편성하며 평소보다 많은 시간대에 반별 수강료를 올리는가 하면, 주변 학교별로 우수 학생들 이름을 여기저기 전단지나 게시판,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도 게시한다. 일부 학원들은 당국의 논을 속이기 위해 카드를 아예 안 받거나 카드로 계산하더라도 나눠 계산해 수강료가 적게 보이도록 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사교육 시장에는 시장가격이라는 게 없다. 어떻게 하든 내 자식 잘 키워 보겠다는 학부모를 붙잡아 가격을 책정하는 횡포가 무성하다. 이에 대한 해법은 물론 학교 교육에서 나와야 한다. 방학이라 완전히 학생지도에서 벗어나 있고, 학기 중에도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현실에서 무너진 공교육을 되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공교육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학생지도에 온 힘을 쓸 수 있도록 학교와 교실을 학생 한 명이 있어도 지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사교육을 능가할 수 교육과정 운영과 교수-학습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선생님별로 교수-학습의 내실화 시간을 넘어선 멘토, 멘티적 밀착 생활지도, 학생지도에서 선생님에게 줄 수 있는 인센티브제도 등 학생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공교육이 제 구실을 못해 방학이면 학부모에게 안겨지는 깊은 시름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학교별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방학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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