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의 카지노 복합레저단지 ‘미단시티(옛 운북복합레저단지)’는 태생부터 기형적이었다. 미단시티는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위한 미사일 기지 이전의 전리품 성격이 강했다. <관련 기사 3면>



인천시는 2001년 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개발을 위해 연수구 봉재산의 미사일 기지를 영종도 백운산과 금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극비리에 추진한다. 당시 최기선 전 시장이 군부대와 비밀 협약 끝에 인천시도시개발본부(이하 도개본)에서 추진했다. 송도 2공구 아파트 건립 허가(풍림아파트 단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시와 군부대는 영종도 백운산 19만8천㎡의 정상에 미시일 기지와 금산 꼭대기 6만6천㎡에 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도개본은 영종도 주민들 몰래 해당 지역 지질조사에 나선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발각된다. 2004년 영종 주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결국 시와 군부대는 미사일 기지를 운북동 금산에, 발사대는 수악부리로 이전한다. 이때부터 조용한 어촌이었던 예단포가 들썩인다. 미개발지였던 이곳 273만9천㎡의 개발 밑그림이 짜여진다.

안상수 전임 시장 시절로 ‘리치시티(Rich City)’가 처음 거론된다. 화상(華商) 자본을 끌어들여 예단포 일대에 부자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시는 미사일 기지를 송도에서 운북으로 이전하면서 주민들에게 상하수도, 도로와 하수처리장 시설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내놓는다. 2006년 4월 인도네시아 최대 화상 리포(Lippo) 그룹이 등장한다. 당시 리포 그룹은 운북복합레저단지 우선협상대상자 경쟁자인 중국 화홍 그룹을 제치고 대상자로 선정된다. 리포 그룹은 6조 원 규모의 화교 자본 유치계획을 밝힌다. 이듬해 특수목적법인(SPC) 리포인천개발㈜도 설립한다.

하지만 이 기간 투자유치는 일본 핫도리요리학원 양해각서(MOU), ㈜오션글로벌 50억 달러 유치 MOU, 중국 애랑개선집단유한공사 MOU 등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 보여 주기식 투자유치로 끝났다. 세월이 흘러 사업 명칭은 미단시티로 바뀐다. 2010년이다. 리포인천개발㈜도 법인 명을 미단시티개발㈜로 변경한다. 사업 명칭을 변경한 이후에도 투자유치는 지지부진해 인천도시공사에 ‘빚 폭탄’을 안긴다.

2012∼2013년 인천도시공사는 2대 주주로 참여해 1천900억 원가량의 토지를 인수하고, 나머지 3천여억 원에 대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에 나선다. 6조 원가량을 투자하겠다던 리포 그룹은 기투자한 자본금 334억 원과 금융이자 등 400억 원 정도를 되돌려 받고 대체투자자를 내세운 채 올해 3월 이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하고 떠났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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