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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관청에 기대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 관변단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관변단체의 경우 구성원을 살펴보면 자신이 경영하는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체에 가입해 이름만 올려놓고 정작 활동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관변단체의 여러 가지 역기능이 사회문제가 되고 비난의 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죽하면 한때 정부에서는 이런 단체에 대해 지원되는 예산을 중단하는 조치를 했을까. 그러나 봉사하는 단체가 없다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개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생각해보자.

 백지장도 함께 들면 가볍다는 속담처럼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큰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단체가 구성됐을 것이다. 구심점이 뚜렷하면 평소에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돼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본다.

 단체의 성격은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를 비롯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한 푼의 예산도 지원받지 않는 단체가 봉사활동을 하는가 하면 봉사 목적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모인단체 또는 환경공해를 감시하는 단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봉사단체로 대표적인 새마을부녀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가 연말이면 김장김치를 담가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동네골목 청소에 앞장서는 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추운 겨울 밤길을 지키며 활동하는 자율방범대와 아침 일찍 거리에 나와 교통정리를 해주는 모범운전자회 등 많은 단체는 봉사활동의 대가를 원하지 않으며 누가 급여를 주는 것도 아니다. 오직 몸으로 진정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단체구성원으로서 몸을 던져 사회에 봉사는 하지 않지만 불우이웃을 돕는다거나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연탄봉사를 한다거나 인재양성을 위해 회원들의 회비로 봉사하는 보이지 않는 단체 또한 많이 있다.

 이와 같은 단체를 보노라면 혼란스러운 사회가 그래도 이러한 단체들이 있기에 굴러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모두가 개인 한 사람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지만 단체가 구성돼 함께 활동하므로 가능한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은 10일을 남겨두고 있다. 수많은 사건사고로 얼룩지고 멍들었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요행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한 것은 물론 권력자들의 비리 소식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나라가 그나마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은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다. 욕심 없이 성실히 살아가려는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빛과 소금 같은 사회봉사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은 앞으로 정치 좀 똑바로 해주기 바란다. 힘없는 서민과 노약자, 장애인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은 물론 자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려고 애쓰고 있는 이들을 위해 당신들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가 무엇인지 찾아봐야 할 때다.

 당신들이 시각이나 청각 장애인은 아닐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제 사정이 심각해 회사 직원들 대할 면목이 없어졌으며 집에 들어가서는 가장으로서 가족들 앞에 떳떳한 가장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아우성을 보도 듣지도 못 하는가 말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은 새롭게 태어나는 마음으로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을 새해에는 꼭 보여주기 바란다.

 정치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잘 살게 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금배지나 감투 욕심이 목적인 사람들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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