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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온 검단탑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과장
평상시와 같이 외출을 하려던 A씨. 얼굴 감각이 조금 이상하고 걷는 것도 불편했지만 ‘대수롭지 않은 감기겠지’하며 평소처럼 외출을 서둘렀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던 중 갑자기 망치로 때리는 듯한 두통을 겪었고, 그 이후 일은 기억이 없다. 다행히 주변의 신고와 119의 신속한 대응, 그리고 빠른 판단과 수술로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몸살감기쯤으로 착각하기 쉬운 매우 위험한 증상이 있는데,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뇌혈관질환)이 전 세계적으로 3대 사망 원인(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은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암·심장질환에 비해 치료가 가능한 의료시설이 적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뇌졸중이란 뇌혈관의 문제로 인해 뇌의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정의하며,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뉘게 된다. 이 중 뇌경색은 뇌혈관의 일부분이 막혀 뇌로 충분한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찢어지거나 파열됨으로써 뇌 안에 혈종덩어리가 고이게 되고 이로 인해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과 뇌출혈은 서로 비슷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두 질병은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힌 것이기 때문에 약물과 시술을 통해 혈관이 재개통되게 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 틀이다. 그러나 뇌출혈의 경우에는 뇌 안에 고여 있는 혈종덩어리로 인해 정상 뇌가 압박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혈종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뇌졸중은 매우 심각한 질병이지만 전조증상만 잘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다른 심각한 두통, 어지럼증, 한쪽 얼굴이나 수족 부위가 갑작스럽게 저린 증상, 어눌한 말투, 물체가 흐려 보이거나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등이 몇 분 혹은 몇 시간 지속되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이 올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세요"라는 우리 몸의 목소리다.

임상 증상은 뇌졸중이 발생한 위치 및 범위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뇌경색은 반신불수, 언어장애와 같은 증상을 빈번하게 일으키며 뇌출혈은 의식 저하, 반신불수 등의 증상을 자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재생이 불가능한 조직으로, 뇌 손상이 발생한 2∼3분 뒤부터 뇌세포의 손상이 오기 시작해 영구적인 손상까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치료 방법 또한 환자가 병원까지 골든타임(4시간 이내)에 도착하느냐에 따라 다양해진다. 뇌경색 환자가 골든타임에 도착한 경우에는 혈전용해제, 혈전제거술, 뇌혈관조영술과 같은 좀 더 효과적인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며, 뇌출혈 환자의 경우에도 빠른 약물 주입 및 수술로 예후가 더 좋아질 수 있다.

심각한 후유증과 장애를 일으키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 및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질환이 잘 조절돼야 되며 금연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위험군에 속한 환자의 경우에는 전문의와의 면담 및 검사를 통해 현재 본인의 뇌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진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뇌혈관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두통, 어지럼증, 마비, 언어장애, 의식 저하와 같은 전조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방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검단탑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김시온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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