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뛰쳐나와 창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기술과 경험, 그리고 열정이 가득했던 박연수(38)씨는 2011년 단돈 8천만 원을 가지고 화성시 팔탄면에 금형부품 가공업체인 ‘에스앤피(S&P)’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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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명의 직원과 함께 연간 1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회사를 키웠지만 박 씨의 도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화성시 팔탄면 서해로 ‘팔탄1산단’ 내 8동. 660㎡가량의 작은 공장이 박 씨가 꿈을 위해 매일매일 땀 흘리는 소중한 작업장이다.

어릴 때부터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해 이 직업을 선택했다는 박 씨.

"손재주가 남다른 편이었다. 특히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던 중 고교 진학 전에 장래를 깊게 생각했다. 앞으로의 취업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한 끝에 결국 전북기계공고에 진학하게 됐다. 이후 20대부터 금형 제조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2011년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기 위해 회사를 설립해 독립하게 됐다"며 자신의 지나온 길을 설명했다.

박 씨가 대표로 있는 ‘에스앤피’는 플라스틱 금형, LSR 금형, 금형부품 가공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로 휴대전화 보호케이스, 휴대전화 배터리, 기타 전자제품, 유아용품, 의료기기부품 등을 제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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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일터에 대해 "나를 포함해 직원들이 모두 20∼30대로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풍부한 젊은 회사다. 특히 직원들이 모두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팀워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자랑한다.

물론 많지 않은 나이에 회사를 경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다. 20대 초반부터 이쪽 계통에 뛰어들면서 제조업 분야에 대한 심각한 성찰도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제조업 비중이 점차 약화돼 가는 것이 아쉽다. 제조업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제일 밑거름이 되는 산업 분야라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좀 더 제조업계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며 풀뿌리 산업에 대한 국가의 배려를 당부했다.

이어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모든 중소기업들이 그렇겠지만 자금 안정화가 가장 절실하다"며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이 많아 중소기업들의 자금 안정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씨의 최종적인 꿈은 자기만의 특화된 기술을 개발해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자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세계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 회사를 더욱 키워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 박 씨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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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내 내수경기도 안 좋은 요즘 시국에서 경제 최일선에 있는 박 씨가 바라는 대통령, 정치권의 모습은 무엇일까.

"지금 세계경제의 하락 흐름 속에 국내 경제는 말할 것도 없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런 시국에 우리나라 정치도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서민들은 매일매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는 인물이 나오길 희망한다.

또 지금 분열된 민심을 통합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있는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희망을 나타내는 박 씨.

새해 소망에 대해서는 직장 동료들이 사고 없이 올해처럼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안녕을 기원했다. 또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 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인 박 씨와의 대화에서 우리나라 경제 역군의 오늘을 볼 수 있었다.

  화성=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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