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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가 바라는 세상] 농업 최전선 지키는 임정인 이천쌀영농법인 대표

‘농자천하지대본’ 여전히 유효… 농심의 소리에 응답하길

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2017년 01월 02일 월요일 제23면

말끝을 흐린 임 대표는 잠시 회상에 젖었다.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시기, 보리쌀을 섞어 먹으라며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검사하던 때, 혼·분식을 장려하던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양심껏 배를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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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가난한 시골 마을 농부의 딸로 태어났다. 성장해서도 그리 넉넉지 않은 농부의 아내로 삶을 이어왔다. ‘쌀 하면 이천, 이천 하면 쌀’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터. 임 대표는 남편과 쌀 농사에 전념하며 살아왔지만 위기는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경제 개발이 성공하면서 선진국이 됐고, 그 과정에서 식생활이 바뀌고 쌀이 남는 나라가 됐잖아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국가 간 무역장벽을 없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쌀이 남아도는데 쌀을 수입해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나라 살림을 위해서는 필연적이겠지만 농업인들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자 임 대표는 이미 고인이 된 남편과 함께 이천쌀 품종 개량 등에 앞장서게 된다. 임금님표 이천쌀의 명성이 쌓아지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지인 5명과 함께 ‘이천쌀연구회’를 만든다.

 이후 이천쌀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이천쌀연구회에 116개 농가가 참여해 더 좋은 상품을 만들고자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차별화된 쌀(진상골) 생산에 성공해 판매하고 있다. 남편이 세상을 뜬 후 임 대표는 본격적으로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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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여자가 대표로 법인을 운영하려니 이곳저곳에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농부의 딸로 태어났고, 남편이 피땀 흘려 만들어 놓은 법인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죠. 악착같이 일에 매달렸고 소비자와 함께하며 소비자의 의견을 소중히 생각하는 영농법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임 대표는 현재 신선하고 맛있는 안전한 쌀만 생산해 소비자의 식탁에 올려놓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많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큰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닌, 밥 굶지 않고 먹고살 정도는 된다는 그. 그러나 이내 또다시 표정이 굳어진다.

"우리나라를 이끄는 최고의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 같아 안타깝지만 어떡하겠어요. 올해는 탄핵소추 결과와 상관없이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개인적인 욕심은 물론 사심으로 가득 차고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앞으로 모든 선거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시간이 흐르면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를 다하겠다는 마음에 투표장으로 향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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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차기 대통령에 대한 바람은 숨기지 않았다. "모든 산업의 근간인 농업을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됩니다. 행복한 나라가 되려면 특정인 1%가 아닌 99%의 국민도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은 투표장으로 향할 마음이 없다는 임 대표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수록 그런 대통령이 나온다는 가정 하에 말을 이어갔다.

"까마귀처럼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해도 믿을 수 있는 대통령, 바로 그런 분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시골에서 흙만 바라보고 살 수밖에 없는 농업인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올해 선거에 당선되길 기대합니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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