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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집에서 폐사한 채로 발견된 고양이 2마리가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되며 인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연구원이 AI바이러스 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천에서 길고양이 3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기도내 고양이 카페에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등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포천시에서 수컷 집고양이 1마리와 새끼 길고양이 1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데 이어 이날 다른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가 추가로 AI 확진됐다. 이번 고양이 AI 감염은 국내에서는 첫 사례로, 2015년 2월 경남 고성군 가금농장에서 키우던 개 3마리에서 AI 항원 및 항체가 검출된 바 있다.

도내에서는 고양이 AI 감염 첫 신고가 접수된 이후 5개 지자체에서 모두 15건의 고양이 폐사체 신고가 접수됐다.

AI 감염이 닭·오리에서 고양이로 확대되자 고양이 카페와 애묘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안양시 만안구의 한 고양이 카페는 새해 들어 하루 평균 매출이 30% 이상 감소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 카페는 포천 고양이 AI 확진 소식이 알려진 후 손세정제를 추가로 비치하고 1일 1회씩 실시하던 소독도 2회로 늘렸지만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해당 카페 업주는 "방학이 시작돼 학생들이 한창 몰려들 시기이지만 AI 걱정에 단골손님들도 방문을 꺼려 하고 있다"며 "‘우리 카페는 AI로부터 안전하다’는 안내문을 부착해 놨지만 손님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양시 일산동구의 다른 고양이 카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루 평균 30여 명씩 손님들이 찾아왔으나 이달 들어 20여 명 안팎으로 손님이 대폭 줄면서 지난 1일부터 커피 가격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집고양이는 외부 접촉이 적고 새를 잡아먹지 않기 때문에 AI로부터 안전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회원 고객들에게 보냈지만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천시 원미구의 한 고양이 카페는 이달부터 손님들이 키우는 고양이의 카페 출입을 금지했다. 방역당국이 고양이 간 감염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원천적으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1년째 길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최모(31)씨는 "고양이 간 감염사례만 없을 뿐 감염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키우는 고양이도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했지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고양이가 폐사한 조류를 먹지 않는 한 AI에 감염될 확률은 희박하다"며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관련 업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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