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를 보면서 전 대통령 비서실장, 민정수석, 경제수석 등 대한민국을 탄핵정국으로 몰아간 주범들이 반성은커녕 자기가 하고도 아니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이들의 뻔뻔함을 보며 ‘시치미를 떼고’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시치미를 떼다’란 말은 말 그대로 ‘시치미(표식)를 뗀다’라는 행위에서 유래된 것이다.

매사냥을 간 사람이 친구의 매를 탐내 매의 다리에 달린 시치미를 떼고 자기의 매인 양했다. 하지만 친구는 자기의 매를 알아보았다. "시치미를 뗀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아?"

이렇게 모른 척 잡아떼거나, 억지로 우길 때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을 쓰게 됐다고 한다. 시치미는 매의 인식표와 같은 것으로 매의 주인을 알아볼 수 있도록 매어둔 표시를 말한다.

우리 속담에 ‘꿩 잡는 게 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조선 시대까지도 매를 이용한 사냥이 많았다. 사냥꾼들에게는 생업이었고, 양반층에게는 가끔 행하는 즐거운 놀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잘 훈련된 매라도 낯선 곳으로 사냥을 나가면, 길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사람에게 길 들었기 때문에, 야생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아무 집에나 들어갔다고 한다.

매의 주인들은 이런 때를 대비해서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적은 얇은 쇠뿔을 매의 꽁지에 매달아 두었다. 이렇게 매의 꽁지에 매다는 뿔이 ‘시치미’다. 그런데 견물생심이라고 잘 훈련된 매를 보고 욕심이 난 사람들이 슬그머니 시치미를 떼어 버리고 마치 원래부터 자신이 기르던 매인 것처럼 가져버린다. 알고도 모르는 체, 하고도 안 한 척할 때 ‘시치미를 뗀다’고 하는 것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한마디로 알면서 모르는 척 잡아떼는 모습을 말하며, 이 말은 매사냥에서 나온 말이다.

국민들은 잘난 사람인 이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뻔뻔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특검수사에서 ‘시치미 떼는’ 이들의 가면이 벗겨지길 바란다. 또한 작금의 사태를 촉발한 1차 원인은 대통령이요 잘난 사람인들인 당신들이 대한민국을 혼란정국으로 이끌고간 주범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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