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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외과 교수
탈장은 말 그대로 장이 복벽을 벗어나 복강 밖으로 탈출된다는 뜻으로, 서혜부(사타구니)를 통한 탈장이 많아 보통 서혜부 탈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량 고무풍선에 바람을 채워 보면 얇아진 부분이 툭 튀어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텐데 마찬가지로 신체의 장기가 복벽의 약해진 구멍이나 틈새를 통해서 빠져나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 해 6만5천여 명(2014년 기준)의 환자가 탈장으로 병원을 찾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탈장은 남자에서 주로 발생하며, 소아와 노인층에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아 탈장은 서혜부 탈장, 배꼽 탈장이 대부분입니다. 소아의 경우 탈장은 선천적인 원인이며, 태생기에 장기가 이동하면서 막혀야 할 길이 남아 있거나 복벽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복강 내 장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배꼽 탈장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2세까지는 탈장 구멍이 막히게 되고, 5세까지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사타구니 쪽으로 장이 빠져나오는 서혜부 탈장은 소아 탈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통증 등의 다른 증상 없이 사타구니가 불룩 튀어나와 보이거나 고환의 크기가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간혹 심하지 않은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특히 말 못하는 영아의 경우에는 반복되는 통증 및 장폐색 증상으로 인해 자주 보채고 잘 안 먹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에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면 장 괴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므로 빨리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서혜부 탈장은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발견되면 내원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의 경우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큰 빈도를 차지합니다. 복부비만, 흡연, 음주 또는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복벽의 힘이 약해지며 복벽에 구멍 및 틈새가 생겨 그 사이로 장기가 빠져나가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폐결핵이나 만성 폐질환으로 인해 반복적인 기침을 하거나 심한 신체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에도 탈장은 일어나기 쉽습니다.

 성인들에게 나타나는 서혜부 탈장의 증상은 사타구니 부근에 뻐근한 통증이 있거나 사타구니 혹은 고환 부위가 볼록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볼록 튀어나온 증상은 누우면 사라지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고, 탈장을 방치하게 될 경우 괴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탈장을 방치하면 점점 심해져서 힘을 줄 때마다 탈장이 밀려 내려와서 결국 음낭까지 내려오게 되고, 구토 등의 장폐색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탈장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통증이 없더라도 내원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외과 김지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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