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교원의 성비 불균형이 매년 심화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경기도내 2천316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10만2천350명의 전체 교원 가운데 72.3%인 7만4천20명이 여성 교원으로, 27.7%(2만8천330명)에 불과한 남성 교원보다 2.5배 이상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일선 학교에서는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학생 교육과정과 생활지도, 업무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 교원 임용 시 특정 성별의 선발 비율을 정하는 등의 성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남녀 교원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지금의 제도 속에서 남성 교원의 비율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도교육청에서는 제도적 방안 마련을 건의하고 있지만, 교육부도 문제 해결에 따른 사회적 반발 등의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도교육청은 교원 인사 배치 시 각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남녀 비율을 최대한 고려해 교원을 배치하도록 하거나 단위학교에서 초빙교사 제도를 활용, 남성을 충원토록 하고는 있지만 성비 불균형 문제 해결에 한계를 겪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성비 불균형은 단순히 교원 간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학생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성별 역할과 정체성이 다르고 학생들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남교사 할당제를 해법으로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이 가증될 우려가 있고, 우수한 남 교사를 확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할당제 때문에 실력이 부족한 남성이 선발되고, 남성보다 실력이 좋은 여성이 떨어진다면 형평성 논란에 휘말리기 쉽다. 도리어 남교사할당제가 우수한 교사를 선발하는게 아니라 남교사 숫자만 채우는 방안에 그칠까 우려된다.

 결국 남교사를 늘리려면 교직이 경쟁력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좋아지고 지금의 승진체계 문제 등이 개선되면 자연히 우수한 남성 인력이 몰려들 것이다. 성비 문제 해결을 위해 범사회적 논의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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