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이드(Allied)
124분/드라마/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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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브래드 피트,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을 맡은 ‘얼라이드’의 타이틀 곡 ‘에사우이라의 사막(ESSAOUIRA DESERT)’이 말해 주듯 영화는 모로코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에사우이라는 모로코 남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중 하나이다.

영국 정보국 소속 중령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 분)은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의 비밀요원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꼬띠아르)와 부부로 위장해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은밀히 잠입한다. 독일 대사를 암살해야 하는 임무를 위해서다. 격투와 사격이 주 특기인 맥스와 역시 사격이라면 뒤지지 않는 실력과 4개 언어에 능통한 마리안은 임무 수행 중 사랑에 빠지고 런던으로 돌아와 결혼을 결심한다.

결혼해 딸과 함께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 가던 어느 날 맥스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명령을 받는다. 바로 사랑스러운 아내가 스파이라며 72시간 내에 사실을 밝혀 내거나 사살하라는 명령이다. 맥스가 마리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실을 파헤치지만 마리안이 꼭꼭 숨겨 온 비밀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를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맥스에게 허용된 시간은 왜 72시간일까?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스파이들에게 실제 적용된 ‘배우자 배신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부부로 위장한 서로 다른 나라의 스파이들이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딴짓을 하는 배우자가 발각될 경우 72시간 내에 사실을 밝혀 내거나 자신의 배우자를 직접 처형해야 하는 ‘배우자 배신의 법칙’이 실제 있었다는 게 각본을 쓴 스티븐 나이트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이 영화는 캐나다인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여교사가 임무 중에 만나 결혼을 결심하지만 정보기관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첩보 스릴러와 로맨스 이야기를 버무린 ‘얼라이드’를 보면 1942년 상영된 흑백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를 떠올리는 관객들이 많을 듯하다.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전쟁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구도가 비슷하고, 모로코 카사블랑카가 똑같이 배경으로 등장해서일까?

1940년대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야 하다 보니 상당 부분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도움을 받았다는 게 영화 제작자의 설명이다. 모로코 사막의 모래언덕, 카사블랑카 거리 등 1940년대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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