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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가속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촉발된 일본 정부의 강경 대응, 그리고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전방위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 등 한마디로 우리 정부는 냉전 종식 후 가장 엄중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날로 확산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인기 연예인과 드라마의 중국 내 방송 송출 및 출연 금지, 이들이 광고하는 국내산 화장품을 비롯해 공산품의 수출 금지 항목 확대, 삼성SDI와 LG화학 등의 국내기업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보조금 지급 대상 제외,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을 싣고 오가는 국내 항공사의 전세기 이륙 전면 금지 등 점차 그 사례가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인천시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의 성적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가 있어 이를 토대로 우리 시의 실상을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에도 작년 한 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804만 명으로 추정되고, 이는 전체 관광객 추정치인 1천720만 명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사드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과는 달리 그 파급효과가 미미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를 보면 2011년 222만 명, 2012년 284만 명, 2013년 433만 명, 2014년 613만 명, 2015년 598만 명으로 2015년 메르스사태로 일시적 감소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그 추이는 매년 증가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2월 말이나 3월 초에 발표하는 연도별 외래관광객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인천을 방문한 비중은 2011년 9.0%, 2012년 7.7%, 2013년 7.8%, 2014년 5.0%, 2015년 6.8%로, 인천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중국인 관광객 수가 메르스사태가 발생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인천시가 중국 관광객이 증가한 열매를 제대로 따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간 상대적으로 서울시는 방문 비율이 매년 대략 80%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제주도의 경우 2011년 10.2%에서 2015년 18.3%로 대폭 증가한 것이 인상적이다. 물론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수도로 쇼핑, 역사, 문화, 의료, 첨단사업, 식도락 등 모든 분야의 중심지로서, 그리고 제주도는 다양한 세계문화유산, 자연유산, 지질공원 등 천혜의 자연·문화 환경을 가진 섬으로서 날로 그 경쟁력을 확산하고 있는 성과로 여겨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4년을 기점으로 인천시의 방문 비중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인천관광공사가 다시 설립되고, 2015년에는 새로 마이스산업과를 설치하면서 인천시의 관광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올해 정부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관광객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 1천800만 명, 중국인 관광객 8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의 경우 단체 관광이나 저가 관광은 줄어들고 개별 여행은 점차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이 인천시를 더 많이 방문하고 더 만족도 높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적·물적 관광인프라를 꾸준히 잘 조성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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