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7일 문을 연 강화작은영화관을 다녀간 누적 관객 수가 지난달 기준으로 14만5천 명을 넘어섰어요. 2016년 관객 수가 8만2천 명이니 6만8천 명의 강화 주민들이 1년에 1편 이상의 영화를 이곳에서 본 셈이죠."

1991년 강화극장 폐관 이후 24년 만에 인천시 강화군에 생긴 극장 ‘강화작은영화관’이 주민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장은미(46)관장이 내세운 증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시, 강화군의 지원을 받아 강화문예회관 2층 소극장을 개조해 새롭게 들어선 87석 규모의 영화관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다는 부연도 늘어놨다.

"강화군민이었던 저도 이전에는 영화를 보려면 김포나 인천시내까지 나가야 했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요. 휠체어를 탄 채로 개봉 영화라면 빠지지 않고 보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세요. 만약 강화에 상영관이 없었더라면 좋아하시는 영화를 보기가 어려우셨을 거예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영화관 설립과 운영을 지원한 강화군을 칭찬하는 주민들이 지금은 많은 편이에요."

장 관장은 재미있는 일화도 들려줬다.

"개관 초기엔 장년층이나 노인들이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듯이 극장에서 대화를 하며 영화를 보시거나 휴대전화를 켜고 전화를 하시는 등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하셔서 좀 난처했죠. 지금은 그런 분은 거의 안 계세요. 또 서울과 동시 개봉한 작품들을 똑같이 볼 수 있다 보니 젊은 관객들이 더 많은 편이에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개관 2주년을 맞이해 고민도 있다고 한다.

"스크린이 하나이기에 좋은 영화를 많이 상영할 수 없다는 점과 국내 영화가 부진할 경우 73일 동안은 한국 영화만을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쿼터를 준수하기가 벅차다는 것, 최근 배급사의 상영료 인상 압박 등인데 머리를 맞대고 잘 해결해야 할 숙제이지요."

좋은 영화를 올리면 관객들은 분명히 찾아온다는 믿음과 함께 강화작은영화관의 장점을 계속 살리겠다는 장 관장.

"상영료 5천 원, 팝콘 4천 원, 이런 가격은 어느 극장에서도 찾을 수 없어요. 값만 저렴한 게 아니라 팝콘의 맛, 스크린 화질 등도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 상영관에 못지않아요. 강화군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좋은 영화를 상영하고, 친절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