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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을 앞두고 급격하게 오른 장바구니 물가. /기호일보 DB
안산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최근 집 근처 마트에서 식품 가격을 살피고는 깜짝 놀랐다. 달걀 한 판값이 1만 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평소 한 포기에 5천∼6천 원 하던 배추 역시 9천500원에 달했다.

A씨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달걀값이 올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다른 식품 가격도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먹는 것만큼은 안 아끼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새해부터 치솟는 가계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통계(KAMIS)에 따르면 12일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9천491원으로 1년 전(5천600 원)보다 70%가량 올랐다. 무값도 2천775원으로 지난해 1천292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으며, 특히 AI 파동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달걀 가격(1판)도 지난해 5천600원보다 약 4천 원 오른 9천491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 밖에 라면, 콜라 등의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10%가량 올랐고 시리얼, 빙과, 과자 등도 최근 6개월 사이 최대 30% 뛰었다.

오른 건 식탁물가뿐만이 아니다.

오산시는 최근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20L)을 400원에서 480원으로, 음식물용 종량제봉투 5L는 100원에서 220원으로 각각 인상하면서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앞서 고양시도 지난해 8월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을 ▶20L 570원(기존 450원) ▶50L 1천420원(기존 1천130원) ▶100L 2천830원(기존 2천250원) 등으로 각각 인상했다.

만만치 않은 도시가스 요금도 가계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6.1% 인상됨에 따라 가구당 월평균 도시가스 요금은 기존 3만2천427원에서 3만4천185원으로 1천758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양에 사는 C씨는 "최근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아 보고는 이게 우리 집 고지서가 맞는지 다시 확인할 정도였다"며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동안 서민가계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절을 앞두고 농수산물 등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물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각종 채소와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설을 임박해서는 수요가 몰리게 돼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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