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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서울, 부산, 대구 등 7대 광역지자체의 최근 몇 년 환경관련 공식 통계자료를 인천의 것과 비교해 봤다. 미세먼지 배출량은 울산, 서울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미세먼지 농도는 타 도시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그에 따라 대기질 상태가 다소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안 수질은 타 연안에 비해 화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 총질소, 총인 등 비교 항목 모두 높은 수치를 보여 상대적으로 오염이 심했다.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7대 도시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소음도는 타 도시와 대동소이했다. 화학물질 배출량 중 점오염원 배출량은 울산 다음으로 많았다. 비점오염원 배출량은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점오염원 배출량에 비해 비점오염원 배출량이 5배 가까이 많아 이에 대한 특별 관리가 절실했다.

 전력소비량은 서울, 울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었으나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탄소포인트제 참여 가구는 다른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원인분석 및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였다. 단속 및 행정조치 현황을 보면 인천시의 단속 대상시설이 대기배출시설, 폐수배출시설 모두 타 도시에 비해 많은 수준이었다. 최근 위반율이 높아지고 있어 그 원인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응이 요구됐다. 인천시 예산에서 지난 2015년 세출 규모가 7조7천600여억 원으로 2011년 대비 약 1.2배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질, 폐기물, 대기, 해양 등 환경보호 관련 세출은 2015년 5천99억 원으로 오히려 약 6.2% 감소했다. 전체 예산에서 환경보호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8.28%에서 6.57%로 축소됐다. 다만 다른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환경보호 분야 세출규모 절대액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 수준이었다. 7대 도시 중 환경관련 예산액을 보면 환경분야에 대한 인천시의 높은 관심도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시민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시민들은 미세먼지 배출량과 화학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도시로 인천을 꼽았다.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 전력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도시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는 인천이 아닌 다른 도시, 즉 서울, 울산을 꼽았다. 탄소포인트제 참여가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통계와 매우 다른 응답을 보였다. 응답자들은 인천시의 참여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인천시가 집중해야 할 환경문제로 대기질 개선, 화학물질 배출 관리, 기후변화대응, 수질 보호 및 개선, 에너지 등에 중요도를 매겼다. 시민들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대기질 개선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가 앞으로의 관건이겠다. 지금껏 서울, 울산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인 대기분야 인천시 예산의 확충도 과제일 것이다. 이상은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환경분과가 내놓은 ‘인천의 환경 현주소’ 자료다.

 결론에 따라서는 향후 인천시의 환경정책 수립 방향, 집중해야 할 취약분야, 예산 및 행정력의 효율적인 분배에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었다. 분석결과로 인천시민의 긍정적인 평가도 중요함을 확인했다. 도시 간 비교를 통해 인천의 환경 수준이 생각처럼 ‘바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흔히 경험하는 ‘인천사람들은 애향심이 없다’거나 ‘인천은 문화의 불모지’라는 인식이 상황을 개선시키기보다는 정말 그러한 도시로 고착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위험이 있다. 환경을 개선하는 책임에서 개개인의 노력은 제외한 채 행정의 직무로만 여겨서는 현실적인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다. 유정복 시장을 필두로 인천시가 환경정책의 근간으로 ‘지속가능발전 녹색도시 인천’을 내세웠다. 시는 2017년에 2016년 대비 43% 증액된 총 5천800억 원의 예산을 환경녹지분야에 투입, 대대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환경주권 강화를 위해 민·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인천시민조차 수긍하고 마는 ‘인천은 오염도시’라는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인천시의 강력한 예산·정책적 견인과 동시에 민·관 공동전략, 시민들의 참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기대되는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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