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강영서가 16일 열린 ‘2017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극동컵 대회’ 첫날 여자부 회전 경기에서 슬로프를 미끄러지듯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강영서가 16일 열린 ‘2017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극동컵 대회’ 첫날 여자부 회전 경기에서 슬로프를 미끄러지듯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코스 진짜 어렵다. 한 번만 더 타보면 감 잡겠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16일 강원도 용평 알파인 경기장 레인보우 1코스에서 열린 2017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극동컵 대회 첫날은 예선부터 여기저기 탄식이 터졌다. 회전경기 1차 시기부터 코스에서 이탈하는 선수가 줄지어 나왔기 때문이다.

보통 극동컵은 80명 안팎이 참가하는데,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린 이번 대회에는 두 배에 가까운 135명이 출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열린 대회인 만큼 대회 수준도 대폭 올라갔다. 회전 종목은 표고차 200m 안팎으로 알파인스키 가운데 가장 코스가 짧은 대신 기술이 중요한 종목이다. 촘촘하게 박힌 기문을 하나씩 돌아 나와야 하는데, 기문의 최소 간격은 75㎝에 불과하다. 기문 배치는 대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이번 대회는 올림픽 수준으로 70개가 넘는 기문이 빼곡하게 깔렸다. 게다가 설질마저 얼음에 가깝게 단단해 선수들은 재빠른 방향 전환이 필수인 회전 종목에서 애를 먹었다.

한국 남자 선수는 1차 시기에 모두 35명이 출전했는데, 이 중 21명이 넘어지거나 코스에서 이탈(DNF)하며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여자 선수는 출전한 12명 중 어은미(둔내고) 1명만 코스를 완주했지만 1차 시기 1분11초93으로 1위 하세가와 에미(일본)의 57초75에 크게 뒤처졌다.

한국 선수뿐만 아니라 대회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고전했다. 1차 시기에 출전한 남자 선수 8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명이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고, 여자 선수는 38명 중 20명이 무더기 탈락했다.

대신 선수들은 설질(雪質)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최고 수준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스키장의 눈은 너무 미끄러워도, 너무 단단해도 안 된다. 그래서 습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인공눈을 쓰는데 정성껏 관리해야 최고의 슬로프가 완성된다. 이날 3위를 차지한 알렉산더 안드리엔코(러시아)는 "올림픽 코스로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 특히 눈이 인상 깊었다"고 엄지를 세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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