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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롯데마트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 일부 구역에 번호판을 달지 않은 벤츠 차량 200여 대가 주차돼 있다. 김희연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랜드마크 건물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지하주차장이 이상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지하주차장 한 구역이 고급 수입 외제차 보관소가 되고 말았다.

 16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내 롯데마트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 롯데마트 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곳으로 내려오면 인근 주차구역에 임시 번호판도 달지 않은 벤츠 등 수입 외제 차량들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다. 어림잡아 200여 대는 족히 넘는다. 주차구역을 알리는 차단 유리벽에는 ‘한성자동차’라고 적힌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이 구역 안의 고급 외제 차량들은 앞뒤 보닛에 흰색의 덮개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미뤄 자동차 전용 선박에서 하역된 뒤 곧바로 이곳 지하주차장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역은 벤츠 공식 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가 이곳 주차장을 관리하는 하이파킹과 지난해 9월께 임대계약을 맺고 사용 중이다. 한성자동차는 매달 임대료를 지불하고 200면의 주차면적을 외제차 보관소로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의 월 정기 임대료는 한 면당 6만 원이다. 하지만 한성자동차의 경우 차량 수가 많아 한 면당 3만~4만 원 정도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 총 면수는 1천 면이다. 한성자동차는 이곳의 약 5분의 1을 외제차 보관소로 사용하고 있다.

 당초 이 지하주차장은 지하 1층의 900면을 포함해 총 1천900면이 롯데마트 송도점과 포스코대우, 오크우드호텔이 들어선 동북아무역센터, 쉐라톤호텔 등 세 곳의 전용 주차장이다. 하이파킹은 한성자동차와 임대계약을 맺을 당시인 지난해 9월께 이들 3사 협의체로부터 주차장 관리를 위탁받았다.

 하이파킹 관계자는 "한성자동차와 계약을 맺지 않으면 별다른 수입이 없어서 주차장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번호판이 없는 새 차는 등록이 불가해 따로 차고지 허가가 나지 않으며, 이곳 주차장의 경우 출고 전 차량을 잠시 보관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성자동차 인천송도전시장 관계자는 "본사 총무부서에서 하이파킹과 계약을 맺은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한성자동차는 해당 관리업체와 정식 계약을 맺고 금액을 지불한 뒤 주차장을 사용하는 임대인 입장일 뿐, 업체에 확인하라"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 내에서 이곳만의 현상은 아니다. 외제차 판매점이 있는 근린상가 지하주차장도 이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BMW 국내 판매업체인 ㈜바바리안 모터스가 있는 근린상가 지하주차장도 여전하다. 이곳 역시 자체 출고장으로 사용<본보 2016년 6월 29일 19면 보도>하고 있다. 당초 이 주차장은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 주상복합아파트 내 상가 지하주차장이라 법적으로 개인사업자가 출고장이나 영업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곳이다.

 이에 대해 연수구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으로 구 전역 주차장의 상황을 알 수는 없었다"며 "번호판도 없는 차량 보관을 위해 관리업체와 임대계약을 하는 등 주차장을 사용하는 부분은 관련법에 의해 임의 용도변경 등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현장을 확인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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