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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안과 교수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한 수술은 무엇일까? 바로 백내장 수술(약 49만 건)이다.

 백내장 수술은 2010년부터 6년 연속 국내 수술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평균수명이 늘어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노화가 주원인인 백내장은 미래의 주요 질병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백내장은 우리 눈 속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져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이유는 외상, 수술, 포도막염,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등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수정체의 ‘노화’이다.

 일반적으로 백내장이 오게 되면 눈 속으로 빛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해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 저하’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증상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안구의 통증이나 분비물 등의 증상이 없어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외상성 백내장 등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백내장은 시력 저하가 급격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밖에 눈부심으로 눈을 뜨기 힘들거나 색상이 원래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존적인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보존적인 방법은 백내장의 진행 정도와 시력 감소 등을 점검해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안약을 눈에 점안하는 방법이다. 주로 초기에 백내장을 발견했거나 백내장 수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 실시한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수정체의 혼탁은 이전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며, 안약을 사용하더라도 백내장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백내장에 대한 궁극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한 기존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주로 수정체 혼탁의 정도, 환자의 불편감 등을 고려해 수술 시기를 정하며, 일반적으로는 백내장으로 인해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수술을 결정한다. 수술 후 시력의 회복 정도는 각막·유리체·망막 등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수정체의 혼탁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시킬 수는 있지만 각막이나 유리체, 망막 등의 질환(약시·고도근시·기타 시신경 질환 등)으로 인한 시력 장애는 백내장 수술로 회복시키기는 힘들다. 또한 백내장 수술 후에도 잘 보이던 눈이 다시 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후발백내장이라고 한다. 후발백내장은 백내장 수술 환자의 20~50% 정도에서 발생하며 레이저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선천성 백내장·외상성 백내장 등을 제외한 노인성 백내장은 노화 과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특별한 예방 방법은 없다. 다만, 당뇨병이 있거나 흡연이나 과음,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 생길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고 해서 이를 노안과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백내장을 방치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안과 이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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