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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정 검단탑병원 심장내과 과장
인체는 혈액이 전신을 순환해야만 유지된다. 그 혈액을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온몸에 나르는 주요 장기가 심장이다. 심장은 대동맥을 통해 말초혈관까지 혈액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동맥의 벽을 미는 압력을 혈압이라 한다. 압력이 적정성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혈관에 과부하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이며 140/90mmHg 이상 고혈압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률이 약 2배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돼야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없더라도 남 45세, 여성 55세부터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상승하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어지러움·피로감·안구 충혈·코피 등이며 뇌·심장·신장·말초혈관에 대한 2차 합병증이 발생하고 흉통·호흡 곤란·부종·실신·저림, 심한 경우 급성 중증 합병증으로 심근경색·뇌경색·뇌출혈로 인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안타까운 부분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니 최대한 치료의 시작을 늦추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고혈압은 성인병으로 90%가 체질과 유전적 원인, 노화의 진행으로 발생한다. 인체는 나이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섭리이며 이를 피할 수는 없다. 물론 10%에서는 다른 질환이 있어서 발생하는 2차성 고혈압도 있으며 원인을 제거하면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완전히 질환을 없앨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결국에는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약 복용 시작이 늦으면 이미 합병증이 발현돼 악화된 상태이므로 치료는 더 힘들어지고 결국 예후도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고혈압이 확실하게 진단됐다면 내 몸의 상태를 인정하고 약 복용과 생활 습관 조절을 병행해야 한다. 그 후에 조절이 잘 돼 가는 과정에서 의사와 상담 하에 약을 줄여 나가는 과정을 거쳐 중단할 수도 있다.

 모든 병의 시작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기본적인 관리와 정기 건강검진, 병이 있을 경우에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장수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도움말=검단탑병원 심장내과 윤희정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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