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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대공지정(大公至正)이란 지극히 공평하고 바르다는 뜻이다. 우리 국민은 누구라도 공정한 법(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시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법의 적용과 법을 위반한 사람들이 공정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과연 공정한 법 집행이 되고 있다고 보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행정부나 입법부나 사법부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을 받는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당한 법의 집행과 정의가 올바로 세워지는 것이 보장되고 억울한 법의 적용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개혁을 외쳐 봤지만 목소리만 높았지 개혁이 이뤄진 것을 보지 못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국민은 독선과 교만의 시간을 겪어봤다. 일제강점기 지배에서 벗어난 해방의 기쁨과 감격은 정상 모리배들에 의해 유린당하고 결국 자유당 정권은 무너지고 학생의거로 수립된 민주당 정권은 1년도 기다리지 못하고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 시대로 이어졌다. 그후 문민시대가 열렸지만 권력이 국민을 업신여기고 부자가 가난한 자를 멸시하며 재벌이 중소기업을 짓밟고 기업이 소비자를 희롱하며 많이 배운 사람들이 덜 배운 사람을 멸시하고 어느 지역이 다른 지역을 배척하는 시대에 살아왔다.

 한마디로 반세기 동안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경제문제로부터 정치적으로는 정권교체를 이루는 격동기 속에서 정당과 정당 간의 갈등, 지역과 지역 간의 갈등으로 점철된 시기를 우리는 그동안 겪어왔다. 돈과 힘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 이웃이야 어떻게 되든 내 뱃속만 채우겠다는 생각,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됐고 급기야 총체적 난국으로 국가가 벼랑으로 몰리는 사태로 눈앞에 드러난 경제위기에 국가나 정치권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법치국가에서 헌법을 존중하기보다 떼법으로 사회적 권위가 붕괴되는 냉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당장의 경제난국을 수습한다 하더라도 속으로 곪아 들어간 사회의 갈등과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 함께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최근 우리 사회는 다중의 논리에 의한 여론재판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불법과 이를 통해 얻은 부정한 재산의 축적은 결국 이런 처벌을 받는다는 식의 지극히 감정에 치우친 단죄의 칼날이 사회를 마구 헤집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난날 법을 위반하지 않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온 사람은 얼마나 될까? 권력에 줄을 댈 수 없어서, 돈이 없어서 소위 말하는 연줄이나 용기가 없을 뿐 기대고 빌붙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을까? 설혹 법을 위반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우리 사회에 빚진 사람들이다. 그들도 사회의 병폐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부정과 부패 등 법을 위반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도 입을 열지 않은 커다란 빚을 지고 있으니 모두가 똑같은 죄인인 셈이다. 계속해서 우리를 강타하고 지나가는 최근 수개월간의 상황은 솔직하게 표현하면 권력자와 정치인 그리고 재벌들과 같은 특정계층의 사람들뿐 아니라 선량한 국민들에게도 정신적인 고통과 위협을 주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우리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는 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시대의 변화는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부단한 자기 변신과 희망찬 생활의 변화를 모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나 민족 또는 개인에게는 결단해야 할 중대한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2017년 새해에는 헌법대로 공정한 법이 적용되고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법질서가 확립돼야 안정적인 산업 활동이 이뤄질 수 있고 사회가 안정돼야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신으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건전한 사고방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원년이 되도록 구태와 관행을 털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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