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교과서 국·검정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며 ‘자유발행제’ 도입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교육감은 17일 도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혁명 4.0 시대, 창의적인 미래 세대를 길러내고,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교과서 제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행 교과서 발행제도는 국정·검정·인정·자유발행제로 나뉘는데, ‘초중등교육법’ 및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검정과 인정제도는 결국 교육부의 검정과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검열을 통한 획일화를 극복하기 어렵고, 급변하는 지식과 정보의 흐름을 신속하게 학습 내용에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이어 "이미 34개 OECD 회원국 중 17개국이 자유발행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국정화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버리고 다원화·다양화 시대에 맞는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발행제 도입으로 인한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지난해 제작된 ‘4·16 교육체제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고교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 ▶초·중학교 ‘교과용 지도서’에 한정한 자유발행 ▶초등학교 모든 교과 인정제 및 중학교 교과서 및 교과용 지도서 자유 발행 ▶모든 학교급의 교과서 완전 자유발행제 등 단계별 도입안을 제시했다.

이 교육감은 "지금 교실에서의 교과서는 교사들이 전문성과 자주성을 갖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수업을 진행하는 하나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상태로, 하나의 교과서만으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자유발행제는 민주적 시대에 학생들에게 창의적 교육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해부터 ‘도내 모든 고교에서 사설 모의고사 실시 금지’ 방침과 ‘일제고사의 단계적 폐지’도 선언했다. 이 교육감은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을 조장하고, 학교 간·학생 간 서열을 매기는 시험제도를 과감히 없애거나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설 모의고사 실시 금지 방침의 배경으로는 "그동안 사설모의고사 응시에 따른 민원 및 각종 부조리, 통계의 신뢰성 부족, 교육과정 타당성 부족, 성적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이미 올해부터 도내 초등학교 전체 학년에서 일제고사 폐지가 실시되고, 대신 교사별 상시평가 체제로 전환한다"며 "시험제 폐지는 서열화를 위한 시험을 없애자는 것으로, 줄세우기식 시험 대신 그동안 얼마나 배웠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으로의 시험제가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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