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수원의 한 전통시장 내에 폭발 위험물인 LPG통이 외부로 노출된 상태로 놓여 있고(왼쪽), 화재 시 소방급수를 공급하는 소화전이 적재물로 가려져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 17일 수원의 한 전통시장 내에 폭발 위험물인 LPG통이 외부로 노출된 상태로 놓여 있고(왼쪽), 화재 시 소방급수를 공급하는 소화전이 적재물로 가려져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내 전통시장에서 화재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재 위험이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전통시장은 총 208개소 2만7천여 점포로 최근 3년간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18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도내 전통시장들은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최소 소방도로조차 확보하지 않거나 화기위험물을 방치하고 있다.

이날 오전 수원시 지동 못골시장.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몰려든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곳곳에서 위험물들이 쉽게 목격됐다.

못골시장 입구에서 10여m 안으로 들어가자 한 반찬가게 옆에 놓인 LPG통 밑으로 습기찬 바닥에 전선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시장 내 골목길로 들어서자 LPG통이 아예 길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그 주변으로 소화기는 단 한 대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시장 내 점포들이 통행로에 물건을 진열해 놓은 매대를 무분별하게 설치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는 최소 도로 폭 4m조차 확보되지 않아 화재 시 진입이 불가능해 보였다. 화재 시 소방급수를 공급하는 소화전도 매대에 가려져 위치 확인이 어려웠다.

인근 지동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점포 간판 밖으로 전선 일부가 빠져나와 있거나 손님들이 이동하는 길목으로 전열기구, 냉장고 등과 연결된 전선들이 물기가 가득한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일부 전선들은 피복이 벗겨져 있었지만 절연테이프조차 감겨 있지 않은 채로 방치됐다.

오산시 오색시장은 입구에 설치된 전신주에 수십 가닥의 전선들이 뒤엉켜 있었으며, 그 사이로 시커먼 먼지가 가득 끼여 있었다. 먼지는 스티로폼, 옷, 이불, 비닐 등과 함께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꼽힌다.

시장 내 한 떡집은 간판 위로 손가락 두께의 전선들이 전신주, 벽, 천장으로 어지럽게 뻗어 있어 합선 위험에 노출돼 있었지만 별다른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상인 최모(58)씨는 "최근 전통시장 내 대형 화재가 잇따르면서 이곳 시장 상인들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소방서나 시에서 전통시장 내 화재 사각지대를 찾아 안전설비를 갖춰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전통지원팀 관계자는 "대구 서문시장 화재 이후 도내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소방점검을 실시하고 미비한 사항은 현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소방당국, 상인회와 함께 화재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오산=최승세 기자 css@kihoilbo.co.kr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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