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작, 중국 전국시대 의사다. 중국 의학사에 있어 실존했던 일물로 유명하다. 그는 얼굴빛과 소리만으로 병을 진단해 ‘명의’로 여겨졌다. 그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의술을 펼쳤는데, 곽나라에 이르러 모두가 죽었다고 여긴 태자를 살려내면서 명성을 한껏 드날렸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는 ‘신의’로 받들었다.

편작은 삼형제 중 막내였는데, 두 형 모두 의술에 정통했다. 하루는 그의 소문을 들은 위나라 왕이 그를 불러 묻는다. "삼형제 중 누구의 의술이 제일이냐?" 편작이 뜻밖의 대답을 내놓는다. "큰형님의 의술이 제일 뛰어나고 다음이 둘째 형님의 의술이며 저의 의술이 제일 뒤떨어집니다." 왕이 다시 묻는다. "그럼 어째서 너의 명성이 제일 높으냐?" 편작이 다시 답한다. "제 큰형님의 의술은 병의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큰 병을 치료해 줬다는 사실을 모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명성이 외부로 전해질 수가 없지요. 둘째 형의 의술은 병의 초기 증세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아직 병이 깊지 않은 단계에서 치료하므로 그대로 두었다면 목숨을 앗아갈 큰 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다들 눈치 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명성이 마을 정도에 머물지요. 저는 주로 중병만 치료합니다. 사람들은 제가 맥에 침을 꽂고 피를 뽑고 피부에 약을 붙이고 수술을 하는 등 법석을 떨기 때문에 제 의술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러니 명성이 전국에 알려질 수밖에 없지요.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명절이 코앞인데 분위기가 썰렁하다. 지역 전체가 생기를 잃어버렸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김영란법 시행과 창궐한 AI로 매출급감 직격탄을 맞았다. 되살아날 기미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 오직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는 ‘신의’만이 필요할 뿐, 초기 증세를 치료할 단계는 이미 지난 듯하다. 안성시가 올 한 해 추진하게 될 10대 중점과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디 온 시민에게 생기를 북돋아 줄 ‘신의’의 명처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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