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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3층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기념관. /기호일보 DB
‘2014년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의 아픈 역사 지우기<본보 1월 18일자 1면 보도>에 골몰하고 있는 인천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인천 역사의 한 페이지인 대회 발자취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그러고도 시는 두 대회가 치러진 이후 생긴 대회 운영잉여금(총 97억 원)은 모두 챙겨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18일 인천아시안게임 및 장애인아시안게임 청산단에 따르면 두 대회 개최 후 운영잉여금으로 각각 260억여 원과 85억여 원이 발생해 정부와 시로 분배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잉여금은 260억여 원이다. 이 금액을 정부에 25억 원, 인천시에 39억 원, OCA마케팅 세금 186억 원, 기타 10억 원 등으로 골고루 배분했다. 정부와 시로 배정된 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이관했다. 여기에 시의 잘못으로 책임을 떠안게 된 세금 186억 원은 시의 요청으로 청산단에서 현재 세금 감면을 위한 조세심판이 진행 중이다. 판결이 다음 달께 나올 예정이다. 따지고 보면 이 세금 역시 시가 업무처리만 잘 했더라면 굳이 소송과 지불하지 않아도 될 세금이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도 85억6천400만 원의 흑자를 냈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데도 건전한 대회 운영으로 흑자를 일궈 낸 것이다. 이 중 시에 58억여 원이 배분됐다. 나머지는 정부에 전달됐다.

문제는 대회 운영잉여금을 이관할 당시 사용 목적을 정해 나눠 줬다는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청산단은 잉여금 이관 때 아시아드기념관 운영 15억 원, 아시아체육진흥교류발전기금 15억 원, 인천체육발전기금 9억 원 등으로 사용할 것을 시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청산단 역시 인천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잉여금이 사용되길 원했다. 그러나 시는 두 대회를 인천의 역사로 남기기 위한 예산으로 한 푼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드기념관’을 보면 그렇다. 전문가는 한 명도 없고 장비들이 고장 나면 대책이 없으니 말이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잉여금은 아시안게임 발전사업과 체육진흥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며 "최소한 대회를 10년 정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관에 전문가 2~3명 배치, 운영비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시에서는 잉여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 역시 "지난 지방선거 때 현 시장이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 등으로 인한 인천시 부채를 거론해 당선된 만큼 아마도 지금 공무원들은 이들 대회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릴 것"이라며 "지금 시장이 있는 동안은 인천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인천 역사에서 잠시 사라지고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잉여금 부분은 청산단에서 구속할 명분이 없다"며 "시가 알아서 체육 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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