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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임스 본드는 2012년 영화 탄생 50주년을 맞이하며 원조 스파이 영화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숀 코너리부터 시작된 역대 제임스 본드는 5대 피어스 브로스넌과 현재 6대 본드인 대니얼 크레이그로 계보를 이어가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지만, 사실 그 영광이 예전 같지 않음은 부정할 수 없다. 영국식 첩보영화인 007은 시대와 함께 진화했음에도 예전 그늘에서 벗어나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런 중에 할리우드의 화려한 블록버스터 액션으로 중무장한 영화 ‘본’ 시리즈는 2000년 이후 007의 아성에 도전해 왔다. 그 뿐만 아니라 만화적 상상력으로 볼거리를 더한 새로운 형태의 슈퍼 히어로 영화의 공세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영국식 스파이 영화이자 히어로 무비의 입지가 위태로운 시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2015년 개봉한 ‘킹스맨’이다. 현대의 기사단을 자청한 신사들이 새로운 갑옷인 매끈한 정장을 차려입고 펼치는 세련된 액션의 세계를 만나 보자.

런던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던 에그시는 유년시절 우수한 아이였다. 높은 지능지수, 주니어 체조대회 2년 연속 우승 등에 빛나는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학교 중퇴와 해병대 중도 하차 등 끈기 있게 해 내는 일이 없었다. 성인 됐어도 취업 준비는 고사하고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리느라 바빴다. 하지만 그런 그를 눈여겨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비밀 조직인 ‘킹스맨’의 베테랑 요원 해리였다.

마침 공석이 생겨 한 명의 요원을 추가하기로 한 비밀 조직의 면접에 뒷골목 청년인 에그시가 발탁돼 간다. 사실 킹스맨 요원 면접자의 자격 요건은 영국 내 상위층 자녀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면접기준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에그시의 응시는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그가 통과해야 할 면접이란 목숨을 앗아 갈 만큼 위험천만한 테스트로, 단 한 번의 실패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타고난 신체적 감각과 노력의 결과 그는 킹스맨이 될 수 있는 최종 관문에 다다른다. 같은 시각, 돈 많은 갑부 악당인 벨렌타인은 전 세계를 정복하고자 하는 자신의 야욕을 불태우는데. 과연 에그시는 비밀 요원인 킹스맨으로 선발돼 악당의 계획을 막아낼 수 있을까?

영화 킹스맨은 2015년 개봉해 킹스맨 신드롬을 형성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모은 작품으로 후속편인 ‘킹스맨:골든 서클’이 올해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킹스맨의 매력은 새로움과 클래식한 매력을 적절히 혼용한 데에서 온 시너지에 있는데, 마치 제임스 본드를 연상케 하는 신사적 매력과 할리우드 히어로에 버금가는 화려한 액션과 만화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첩보 요원의 필수 아이템인 각종 첨단 무기 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킹스맨의 성공 비결에는 이처럼 과거의 첩보영화 공식에 머물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여 진화된 모습으로 거듭났다는 데 있는데, 개봉 예정에 있는 ‘킹스맨2’ 역시 안주하기보다는 변화를 선택했기를 바라며 1편을 뛰어넘는 또 다른 새로움을 선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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