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지난해 해외에서 담배를 많이 팔았다며 홍보성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KT&G는 20일 'KT&G, 2016년 해외 담배판매량 사상 최대 기록'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담배 해외판매량이 전년보다 4.7% 증가한 487억 개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연속 최고 판매량 기록이며, 판매액 역시 역대 최고인 8억1천208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KT&G는 설명했다.

KT&G가 해외에서 이런 호실적을 거둔 것은 중동과 러시아 등 기존 주력시장 외에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유통망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 맞춤형 제품들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도 한몫했다.  

1988년 처음 수출을 시작한 KT&G는 수출 20년 만인 2008년 터키를 시작으로 이란과 러시아에 현지 공장을 잇달아 설립했고,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의 담배회사를 인수해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사업 조직을 재무, 인사 분야 등이 독립된 CIC(Company In Company) 체제로 개편했으며, 미국 법인을 댈러스로 확대 이전하기도 했다.

KT&G의 수출 주력 브랜드는 초슬림 제품인 '에쎄'로 전체 해외 담배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KT&G는 전 세계 초슬림 담배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에쎄에 이어 레종과 보헴 등 전략 제품을 향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KT&G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한 결과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담배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와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T&G의 이런 '자랑'에 대해 일각에서는 "담배회사를 '죽음의 상인'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규제가 덜한 저개발국에서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많이 팔았다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력한 흡연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인 회사원 김모(47) 씨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에서는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이런 국가에서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많이 팔았다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갈수록 규제가 심해지는 국내 시장에서 탈피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 외화를 벌어와 법인세 납부와 사회공헌 등으로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KT&G를 칭찬하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KT&G는 민영화에 성공한 공기업 중 하나"라며 "'낙하산 인사' 등 정부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하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결과 점점 실적이 좋아지면서 청년 취업난 해소와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