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지원군으로 분류됐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곧장 발을 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곽승준 교수는 "저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존경하고 개인적 친분이 있어 귀국 준비를 도왔을 뿐"이라며 "이제 귀국이 마무리되고 역할이 끝나 저는 원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고 밝혔다.

곽승준 교수는 또 반기문 캠프에서 외교관 출신과 친이계 인사들 사이에 잡음이 있다는 항간의 소믄을 두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정치적 확대 해석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곽승준 교수가 반기문 전 총장의 행보를 보고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즉 언론의 집중 포화와 부정적 기류들이 심상치 않다고 보면서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식의 해석을 내렸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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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승준 교수

특히 정두언 전 의원이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명망가들을 쭉 세워놓고 무슨 캠프라 그러는데 사실 다 엉터리다. 그 사람들이 선거 치르는 것이 아니라 실무역량으로 치르는 것"이라며 "반기문 전 총장이 그걸 모른다. 지금 캠프가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이대로 가면 선거 치르기 힘들 것"이라는 등 수위 높은 발언도 곽승준 교수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친이계 인사들은 후보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후보하고 내가 가깝다는 것을 과시하느라고 다들 선거판에 붙어 있으니까 저런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과거 친이계 인사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곽승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미래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경제 브레인으로 통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금산분리 완화, 중소기업 지원책 등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 마련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200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통했던 국제전략연구원(GSI) 정책실장, 대선 이후엔 경선캠프 정책본부장과 대선캠프 정책기획팀장 등을 맡았다.

곽승준 교수의 부친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그룹에 몸담았을 때 함께 일하기도 했다. 1960년 대구 생으로 한성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남 1녀 중 장남으로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누나, 같은 대학 곽승엽 재료공학부 교수가 동생이다. 현재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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