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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교육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좋은 교육환경 속에 자아를 실현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의도적인 활동으로 사랑과 봉사,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적인 활동이다.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반드시 좋은 부모가 있다. 나는 어떠한 부모일까?

 부모에게 있어 자녀는 매우 귀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정작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귀한 존재인 만큼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인간의 꿈도 전염된다고 한다. 좋은 꿈을 가진 사람과 어울리면 좋은 꿈의 소유자가 되고, 그 꿈이 이뤄져 가는 것을 내 일처럼 도와주면 자신의 꿈도 어느덧 현실로 다가온다고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물론 교육 환경 변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일본의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도다케 히로타다가 태어나 어머니와 첫 만남에서 ‘귀여운 우리 아기!’ 하며 기뻐하는 의연한 행동을 보였다. 그 후 어머니는 아들의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을 쓰게 하고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서 포크로 식사하게 하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도 내 아이가 장애아라는 사실을 주위에 감추지 않았으며 특별하게 보호하는 식의 교육도 실행하지 않았다. 오도다케는 오히려 주변의 많은 친구에게 아름다운 감화력을 선사하는 역동적인 인물로 성장했다. 그는 와세다대학 정치학과에 진학했으며, 현재는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는 이야기다. 무엇이 오도다케를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우리는 자녀를 바라볼 때 자녀의 성적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녀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아쉬운 점도 많을 것이다. 누군가 먼저 간 길을 바라본다면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부모가 먼저 알아야겠다. 우리 학생들의 모습을 분석한 어느 교육학 박사의 이야기다. 오늘의 우리 학생들은 풍부하고 세련된 감성이 부족한 학생, 협동심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인간, 그러면서도 도덕적으로 위선적인 인간, 쓰라리고 아픈 경험을 참아내지 못하는 인간,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정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가정은 성격과 인격의 형성, 지능의 발달, 대인관계와 사회적 예술적 관계 등을 길러 주는 가장 안정된 환경이다. 그런데 가정이 제구실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가정교육의 문제인 것 같다. 닮은꼴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부모나 주변의 중요한 인물들의 태도와 행동을 닮게 된다. 이렇게 닮게 되는 것을 동일시(identification)라 한다.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식이 성장한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가정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감정교육이다. 가정이란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가 서로 피부를 맞대고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감정을 서로 교류하며 자라난다. 가정교육은 부모와 자녀 간 생생한 인간 감정의 부딪침 속에서 사랑도 체험하고, 자신에 대한 가치관도 느끼며, 너그러운 마음도 갖게 된다. 이와 같은 감정은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과 애정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따라서 이 감정교육은 가정교육의 가장 큰 위력이며, 감동할 줄 아는 어머니는 자녀 감정의 섬세한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어머니가 좋은 부모라 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는 백 사람의 선생님보다는 부모의 교육적 태도가 중요하다. 부모야말로 자녀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며, 가장 많은 것을 가르치고 배우게 하는 선생님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를 원하면 함께 공부하고, 긍정적인 아이를 원하면 늘 긍정으로 자녀를 대하며, 착한 아이를 원하면 먼저 착한 일을 하고, 효도하는 아이를 원하면 자녀의 할아버지 할머니께 효도하는 태도가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행동은 자녀에게 각인돼 동일시된다. 자녀를 정말 사랑한다면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원칙을 먼저 요구하지 말고 관계 회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부모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할 때 부모가 세워둔 원칙을 따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일의 주인공인 자녀들에게 보낸 사랑이 힘과 용기가 돼 큰 인재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좋은 부모로서 자녀의 멘토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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