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토종기업인 쌍용자동차가 6천여억원에 중국 최대 화학그룹인 난싱그룹손에 넘어가도록 됐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18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난싱그룹이 선정된 데 대해 자동차 산업을 외국자본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로 규정짓고 쌍용차의 기술수준에 비해 20~30년 정도 뒤떨어진 중국업체에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발, 정부와 채권단을 상대로 노사정 채권단이 참여한 4자협의기구 구성으로 처리방향을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8년 IMF 환란 광풍이 우리 사회 전반에 휘몰아친 이후 5년 동안 우리 사회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변화를 겪어왔다. 정부가 환란극복차원에서 빅딜을 통해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사업 통합·이관이 이뤄졌고,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투입에도 회생 가능성이 적은 기업들은 부실기업으로 퇴출됐다. 이 때문에 수많은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내몰리고 환란 발생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역과 공원 등지에서 노숙자 생활을 전전해오고 있다. 김영삼 정부로부터 국가부도 사태를 고스란히 넘겨받은 김대중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환란을 조기에 졸업하겠다는 목표 아래 강도 높은 환란극복을 추진했고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했다. 그 결과 2년만에 졸업했다. 무리한 빅딜 추진과 헐값 매각의 결과이기에 안타깝다. 홍농종묘, 삼성자동차, 대우자동차가 일본, 프랑스, 미국계 자본에 넘어간 데 이어 최근 쌍용자동차가 중국 최대 화학그룹인 난싱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중국자본에 넘어갔다. 이제 자동차시장을 주도했던 5개의 토종기업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만이 토종기업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1952년 최무성씨에 의한 최초의 국산 시발 승용차가 첫선을 보인 이후 62년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과 하동환자동차공업(쌍용자동차), 65년 아시아자동차, 67년 현대자동차, 76년 미국 GM과 신진자동차 합작 G.M.K(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가 각각 설립됐다. 대우자동차는 설립된 지 27년만에 합작회사였던 GM손에 넘어갔고, 쌍용자동차는 41년만에 사실상 난싱그룹에 6천여억원에 넘어갔다. 알토란 같은 기업들이 잇따라 외국기업에 넘겨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방만한 경영에서 기인하고 있지만 기업을 매각함에 있어 좀더 신중을 기해 회생가능한 기업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일이 최소화되길 기대한다.(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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