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가 적다'며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슴이 작다'며 원치않는 유방확대 수술까지 강요한 30대 변호사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형사13단독 이응세 판사는 8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과 폭행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변호사 A(31)씨에게 “공소사실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재작년 5월 명문대를 나온 B(30)씨와 결혼상담소를 통한 중매결혼을 하면서 B씨 명의로 등기돼 있는 용인의 아파트 2채를 혼수로 받기로 하고 신혼살림을 장인 소유의 또다른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A씨는 이어 결혼전에 자신이 진 빚 7천만원을 갚아주고 고급승용차를 사달라며 B씨측에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이를 트집잡아 B씨를 수시로 폭행했다.
 
A씨는 또 `가슴이 작아 비키니도 못 입겠다'며 유방확대수술을 강요했고, 수술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침대에 누워있던 B씨를 주먹으로 때려 봉합수술 부위가 터지는 상처 등을 입혔다.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한 B씨는 작년 9월 서울가정법원에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낸 뒤 서울지검에 고소를 했다.
 
이에 서울가정법원은 지난달 25일 이들 부부에게 이혼을 선고하면서 “A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더 큰 책임이 있는 만큼 B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 부친은 한때 사위였던 A씨에게 유죄판결이 난 뒤 “법원에서 딸이 결혼생활동안 당한 고통과 상처에 대해 심판을 해줘 그나마 다행”이라며 “딸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어 법조인 사위를 얻었는데 이런 참담한 결과를 빚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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