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의리와 충절의 표상으로 꼽히는 관운장이 최대의 실력자 조조의 온갖 환대를 뿌리치고 의형 유비를 찾아갈 때였다. 부하 한 명 없이 두 형수를 모시고 황량한 산길을 갈 때였다. 산도적 무리가 관운장을 찾아와 부하로 받아들여 달라고 간절히 애원했다. 관운장이 그들을 타일렀다. "나는 그대들을 받아들일 처지가 안 된다. 옛말에도 있듯이 그대들이 진정 호걸이라면 산속에 숨어 노략질이나 해서는 쓰겠는가. 각자 사악한 것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가 스스로 신세를 망치지 말기 바란다."

 관운장은 이때 부하들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두 형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관운장은 스스로를 타이르듯 그들에게 당부했다. "거짓에서 벗어나고,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는 개과천선의 자세부터 갖춘 후에 부하로 받아들여 달라고 간청하는 것이 옳은 순서다." 오늘날 ‘잃어버린 한국 정치’는 바로 거사귀정이라는 순리를 따르지 않고 탐욕과 거짓으로 점철된 지도자와 그의 수하들이 함께 저지른 공동작품이었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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