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동안 약 9조 원을 익명으로 기부해 온 아일랜드계 미국 갑부 ‘찰스 F 피니’씨.

 그가 지난해 말 700만 달러(약 83억 원)를 모교인 코넬대에 기부함으로써 마지막 재산까지 사회에 환원했다.

 그는 살아 생전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피니는 공항면세점 체인을 설립하면서 거부(巨富)가 됐다.

 그의 익명 기부가 사회에 알려진 건 그의 사업체가 분규에 휘말리면서 회계 장부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소박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임대아파트에서 부인과 함께 살면서 여행할 때 버스를 타고, 비닐 가방에는 항상 책 한 권을 넣고 다닌다.

 기부금 중 27억 달러(3조2천억 원)는 5개 대륙 1천여 개 기관에 전달됐다.

 그러나 그 어느 곳도 그를 기리는 동상이나 명예의 전당에 그의 이름은 없다. 그 이유는 그가 모두 사양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부 이유에 대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바지 두 벌을 입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왜 한평생 뼈 빠지게 돈을 버느냐고.

 아마도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유 속에 자신의 영달을 위해 불법까지 저질러가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으면서 결국 그 종말 역시 좋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또한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죽어 흙으로 돌아가면 아무 필요도 없는 돈을 그렇게 상대방에게 피해를 줘가면서 버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돈은 돌고 도는 것. 필요 이상의 돈을 필요로 하면 결국 필요 이상의 해를 당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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