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의 교장공모제 중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도 교장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특정 교육단체 출신이 주를 이루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청연 진보교육감 부임 이후인 2015년부터 올 2월까지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임명된 교장은 총 9명에 달하나, 이 중 전교조 활동 경력자가 무려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청연 교육감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코드 인사를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목이다.

 전국적으로 전체 교사의 10% 수준인 전교조가 내부형 교장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특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초·중등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및 교원들은 교육감이 지정한 자율학교와 자율형공립고의 교장 공모에 응할 수 있다고는 하나 가르치는 교수 업무와 학교 경영능력과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승진 경쟁으로 인해 교사의 교육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며 교장자격증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로 무자격 교장이 학교경영을 잘할 수 있다는 객관적 지표나 연구성과 또한 어디에도 없다. 공모제를 시행하려면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운전을 할 줄 안다고 운전면허 없이 운전을 할 수는 없는 일과 마찬가지이다.

 교장공모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승진과열 풍토가 없어지고 학생들의 교육에만 진력할 것이라는 것은 이상론에 불과하다. 학교장은 학교경영의 모든 권한과 함께 책임도 같이 지고 있다. 따라서 학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확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인적·물적 관리와 회계 관리 능력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모든 직종에서 전문가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교장 자격증을 소지한 교원을 교장으로 임용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교육을 놓고 어떤 실험도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실험의 희생자는 교사가 아닌 학생과 학부모들이기 때문이다. 6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보완, 개선된 현행 승진제도다. 공모제가 특정 교직단체 소속 교사를 승진시키기 위한 꼼수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승진을 하지 않고도 교수학습 전문가로서 교직사회에서 우대받고 그 능력을 인정받는 시스템을 학교현장에 정착시켜 나가는 정책을 확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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