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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도덕(道德)을 지키다, 도덕을 가르치다, 도덕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마라는 말을 우리는 배웠고 자식들에게 가르쳐 왔다. 사전(辭典)에 도덕이란 사회 구성원들의 양심이라고 기록돼 있다. 즉 사회적 여론, 관습에 비춰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나 규범의 총체적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각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 자와의 관계가 아닌 상호관계를 규정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이 밥 먹여 주느냐"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말은 돈이 되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살인뿐 아니라 도와준 사람을 배신하거나 거짓 선동으로 남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을 빗대 내뱉는 말이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돈에 대한 욕심, 물질에 대한 욕심, 감투 욕심 등 헤아릴 수 없는 욕심 때문에 어쩌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오직 나 또는 내 집과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가득한 사회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가 어수선하고 경제는 호황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계소득은 급격히 줄어들고 실직사태와 부도위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외채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국민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지만 이것은 눈앞에 드러나는 고통일 뿐이다.

 눈앞에 나타나는 것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법치국가에서 법을 존중하기보다는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법을 무시하는 경시풍조와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도덕 불감증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하긴 도덕이 해이해진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반세기 동안 도덕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구성원을 많이 봐왔기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그래서 역사는 우리들에게 지금 냉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강요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는 각 정당의 차별성이 지역 색을 빼놓고는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국토를 동서로 갈라 편 가르기로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정치인들로 인해 다른 지역이 또 다른 지역을 배척하는 정치행태와 집단행동으로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인정하지 않는 도덕 부재 시대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억울한 법의 적용을 받아서는 안 되고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의 의식 또한 공정해야 할 것이다.

 지난날 우리는 사회정의와 기강 확립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무참히 짓밟힌 인권유린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디까지 정의였고 어느 부분에서 부당한 것인지는 국민들은 알고 있다.

 요즘 걷잡을 수 없이 우리를 강타하고 지나가는 최근 수개월간의 상황은 솔직하게 표현하면 국민들에게 정신적인 고통과 위협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커다란 싸움에 직접 끼어 들지 않았지만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면서 혹시라도 날아올지 모를 유탄에 맞지 않을까 조바심에 떨어야 하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수개월 동안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아마 불의와 부정, 비윤리와 무책임으로 점철돼 온 사회악이 권력자들 간에 이뤄진 사건들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하겠다. 역대 대통령의 비자금과 당시 극명하게 드러난 수많은 권력층의 부정부패에서부터 정계, 관계, 재계 그리고 힘 있는 권력자들의 크고 작은 압력으로 문제가 됐던 부정부패를 이번 기회에 털어 앞으로 부정부패가 근절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닥칠 총체적 위기와 부패청산을 위해 전격적이고 과감하게 정치, 경제, 각종 규제개혁을 이뤄야 하고 고위층을 비롯해 지도층과 정치인들이 새롭게 변해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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