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 후 생계유지를 위해 아내와 함께 조그마한 가게를 시작했다. 아내는 매장을 지켰고 나는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밖으로 돌아다녔다. 지인에게 뭔가를 부탁하기 위해 그의 회사로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정문에서 명함을 받아본 경비아저씨들은 장사꾼이라며 출입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한 어떤 지인의 직장 출입구에서는 출입기록서에 예전에 다니던 회사 이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유롭게 어디든 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언론사에 첫발을 내디딘 게 이제는 제2의 직장으로 자리잡아 벌써 18년째로 접어들었다.

 기호일보에 근무하면서부터는 언론인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 하지만 요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내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가짜뉴스’의 원조는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지지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을 공유한 미국 국민들이 마치 권위 있는 언론사의 뉴스로 인식하면서부터이다. 이처럼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몰지각한 사람들이 기만적인 방법으로 이득을 챙기려는 데서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만의 잘못이 아닌 언론인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뉴스’의 반대말이 ‘진짜뉴스’라는 사실을 모르는 언론인은 없을 것이다. 과연 언론인은 진짜뉴스만을 만들까?

 얼마 전 내가 담당하고 있는 이천과 관련된 기사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정말 가짜뉴스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일부 기자에게 국한된 일이지만, 간혹 본인의 주관적 관점이나 의견을 마치 사실과 진실처럼 꾸며서 기사화하는 것이 가짜뉴스의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언론사들이 ‘정론직필’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일부 기자들에 의해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정론직필’하는 기호일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이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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