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상수도 누수로 인해 손실되는 비용이 연간 7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상수도 누수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낡은 수도관의 교체 필요성을 알면서도 재정부족 등을 이유로 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결코 새삼스러운 뉴스는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경기도의 총 급수량 14억5천466만4천㎥ 중 9천418만2천㎥가 누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상수도 누수율은 6.4%로, 이를 경기도 평균 수도요금으로 환산하면 729억 원이라 한다.

 엄청난 예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낡은 상수도관 교체가 시급하다. 상수도관 누수는 땅꺼짐 현상인 싱트홀의 원인이 된다. 지하에 스며든 물이 수맥을 형성하면서 땅속에 동공현상을 가져온다. 지상에 중량 물질이 세워지거나 하면 약해진 지반이 하중을 못이겨 내려앉아 침하하게 된다. 이 경우 다중 이용시설 건물 등의 붕괴를 초래하게 된다. 싱크홀이 형성된 도로의 경우 달리던 차량들이 통과하면서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수도관 누수로 인한 피해는 이처럼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기상예보도 빗나가고 있다. 가뭄이 오래 지속될 경우 먹는 물의 공급이 달리게 된다. 아까운 수돗물을 땅속으로 흘려보내게 돼 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는 격이 되는 것이다.

 경기도 시·군의 재정 부족으로 인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동북부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누수 현상이 자주 발생해 누수율 자체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도는 20년이 경과된 노후주택 중 면적이 130㎡ 이하인 가구에 대해 최대 200만 원까지 공사비를 지원하는 내용의 노후 주택 상수도관 개량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워낙 노후 상수도관이 많아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다.

 이처럼 폐해가 드러나는 데도 우리는 여전히 예산부족만 탓하고 있다.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도 우선 순위가 있다. 여름 한철 쏟아지는 빗물을 잘 관리하는 것도 물 부족에 대비하는 지혜다. 하지만 저수시설 없이 그냥 흘려 보내고 하늘만을 쳐다보곤 하는 답답한 우리의 상수도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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